[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기어이 토트넘홋스퍼 새 역사를 썼다.

11일 오후 10시 15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36라운드를 치른 토트넘이 크리스탈팰리스에 0-2로 완패했다. 토트넘은 승점 38점으로 리그 17위로 추락했다.

이날 토트넘은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마티스 텔, 데얀 쿨루세프스키, 윌송 오도베르가 스리톱으로 출격했고 로드리고 벤탕쿠르, 아치 그레이, 파페 마타르 사르가 미드필더진을 이뤘다. 제드 스펜스, 벤 데이비스, 케빈 단조, 페드로 포로가 수비라인을 구축했고 안토닌 킨스키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쿨루세프스키, 벤탕쿠르, 포로 정도를 제외하면 주전이라 보기 어려웠다.

토트넘은 팰리스에 크게 저항하지 못하고 패배했다. 결과는 2-0이었지만 실제로는 그 이상으로 벌어질 수도 있었다. 팰리스는 전반 8분 다니엘 무뇨스의 낮은 크로스에 반대편에서 쇄도한 이스마일라 사르가 발을 갖다대 골망을 흔들었지만, 시퀀스 시작 장면에서 장필리프 마테타의 오프사이드가 확인돼 득점이 취소됐다. 전반 43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막상스 라크루아가 헤더로 골망을 흔드는 듯했으나 이 슈팅이 마크 게히의 팔에 맞고 들어간 게 확인돼 핸드볼 반칙으로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에베레치 에제에게 연달아 실점하며 토트넘이 무너졌다. 전반 45분 무뇨스가 하프라인부터 페널티박스 안까지 달린 뒤 반대편으로 보낸 패스를 에제가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후반 3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무뇨스가 첫 번째 슈팅이 수비에 막히자 침착하게 다시 공을 잡아 중앙으로 건넸고, 어느새 페널티박스 안까지 쇄도한 에제가 오른발 슈팅으로 편안하게 골문 안으로 공을 차넣었다.

이로써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 리그 20패를 기록한 지도자가 됐다. 토트넘이 PL에 입성한 이래 지금까지는 1993-1994시즌, 2003-2004시즌에 기록한 19패가 최다였다. 1993-1994시즌에는 42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고, 2003-2004시즌은 38경기 체제로 실질적인 최다패 기록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토트넘이 이를 완전히 넘어섰다.

아직 참작의 여지는 남아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16강 진출 이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를 위해 리그를 사실상 버리다시피 했다. 리그에서는 기계적인 로테이션을 돌리면서 유로파리그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알크마르, 아인트라흐트프랑크푸르트, 보되글림트를 차례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만약 결승에서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한다면 토트넘은 17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동시에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가능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