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아니, 공은 솔직히 TV로 봤을 때보다…”

한화 이글스 클로저 김서현(21)의 시련은 국가대표팀에서도 계속됐다. 김서현은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네이버 K-베이스볼시리즈 체코와의 두 번째 평가전서 2-0으로 앞선 5회말 세 번째 투수로 등판, ⅔이닝 1피안타 2볼넷 1실점했다.

김서현의 부진이 꽤 오래간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세이브 실패가 잦았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 5경기서 평균자책점 14.73에 그쳤다. 특히 경기흐름을 넘겨주는 결정적 한 방을 잇따라 맞으면서, 한화도 김서현도 데미지가 매우 컸다.

국가대표팀서도 다르지 않았다. 사회인야구 수준의 체코지만, 문제는 김서현이 여전히 정상적인 기량을 못 보여준다는 점이다. 투구 탄착군이 갑자기 넓어지면서 볼넷을 남발하고, 그러다 한가운데로 포심을 던져 한 방을 맞는 패턴이 이날도 계속됐다.

이날 21개의 공을 던졌다. 포심 최고 156km까지 나왔다. 10월30일 한국시리즈 4차전 이후 열흘만의 실전. 시즌 내내 쌓인 피로가 완전히 풀리지 않았지만 스피드는 가을야구 때보다 좀 더 나왔다. 그러나 역시 제구가 고민이다. 스트라이크 10개, 볼 11개였다.

이날 김서현의 공을 받은 포수 조형우(23)는 경기 후 “아니, 공은 솔직히 TV로 봤을 때보다 진짜 좋았던 것 같은데…”라고 했다. 립 서비스가 아니라, 실제 공을 받아보니 너무나 좋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150km대 초~중반의 스리쿼터다. 제구가 정교하지 않아도 스트라이크 존에서 크게 벗어나지만 않으면 헛스윙을 이끌어낼 수 있는 위력이 있다.

조형우는 솔직하게 말했다. “멘탈적인 문제 아닐까요? 내가 느낄 때도 너무 세게 던지려는 느낌이 들어서…점수 주는 것에 신경 쓰지 말라고 했는데, 본인도 좀 이겨내고 싶은 마음이 강해서 좀 더 강하게 던지려고 하다 보니 결과가 좋지 않았다. 워낙 좋은 공을 갖고 있는 투수라서 자신감만 찾으면 된다. 지금 구위는 충분히 다른 나라 상대로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류지현 감독은 체력문제를 언급했다. 그러나 스피드가 다소 올라왔고, 제구 기복이 심하다는 점에서 멘탈과 함께 기술적인 이슈가 있다고 봐야 한다. 외부에선 김서현이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진 것 같다는 시선이 있다. 마침 이날도 21구 모두 포심이었다.

김서현의 최대무기는 포심이다. 스리쿼터의 빠른 포심은 엄청난 무기다. 그러나 볼이 많고, 가운데로 들어오는 공이 많으니 타자가 노림수를 갖기 쉽다. 김서현이 변화구를 꼭 던져야 한다는 게 아니라, 현 시점에선 변화구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고, 기술적인 이슈가 있으면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멘탈 이슈라며 격려만 하기엔 같은 패턴의 부진이 장기화되는 게 찜찜한 건 사실이다.

류지현 감독은 일본과의 평가전서도 김서현을 정상적으로 불펜에 대기시키겠다고 했다. 그러나 일본전 결과와 별개로 김서현의 내년 WBC 대표팀 선발을 두고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서현과 대표팀 모두를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