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순위표가 기이하다. 시즌 전체 일정의 27.8%가 지났는데 5할대 승률 팀이 하나도 없다. 한화, LG, 롯데가 ‘3극강’을 형성하면서 중위권 순위 싸움이 그야말로 박 터지게 됐다. 

지난 11일까지 2025시즌 전체 720경기 중 200경기를 소화한 KBO리그의 판도는 ‘3강6중1약’으로 요약된다. 1위 한화(27승13패 .675), 2위 LG(26승14패 .650), 3위 롯데(24승16패2무 .600) 3개 팀이 나란히 6할대 승률로 선두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6할대 승률 팀이 3개나 있었던 시즌은 2019년(두산, SK, 키움)이 유일하다. 

6할대 승률 팀이 3개나 되면서 5할대 승률 팀이 하나도 없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4위 NC(17승18패1무 .486), 5위 삼성(19승21패1무 .475), 공동 6위 KT(18승20패3무 .474), SSG(18승20패1무 .474), 8위 KIA(17승21패 .447), 9위 두산(16승22패2무 .421) 등 6개 팀이 4할대 승률을 기록 중이다. 

3위 롯데와 4위 NC의 사이 격차가 4.5경기로 벌어진 반면 4위 NC부터 9위 두산까지 격차는 불과 2.5경기로 촘촘하게 붙어있다. 3연전 시리즈 결과에 따라 4위와 9위 순위가 뒤바뀔 수 있을 정도로 혼돈의 중위권이다. 

반면 10위 키움(13승30패 )은 3할대 승률(.302)에 턱걸이하며 ‘1약’으로 처졌다. 9위 두산과 격차가 5.5경기로 크게 벌어졌고, 일찌감치 순위 싸움에서 밀려나 나머지 9개 팀들의 승리 쌓기 표적이 됐다. 

3강6중1약 구도가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 ‘3강’ 한화, LG, 롯데의 기세가 일시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1992년 전신 빙그레 시절 이후 33년 만에 12연승을 질주 중인 1위 한화는 최근 26경기 23승3패로 무시무시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 1위(3.07)로 강력한 강력한 선발 야구와 함께 불펜 필승 공식이 세워진 마운드의 힘이 압도적이다. 타선의 기복이 있지만 최대한 점수를 막고 지키는 수비 야구는 타격에 비해 오르내림이 적다. 주전 유격수 심우준이 사구에 의한 비골 골절로 최소 4주를 이탈하게 된 것이 아쉽지만 최근 들어 타격도 상승 추세라 한화가 1위 싸움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한화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LG는 투타 밸런스가 가장 좋은 팀이다. 팀 평균자책점 2위(3.14), 팀 OPS 4위(.747)에 올라있다. 실책은 15개로 리그 최소. 4월말부터 5월초 5연패가 있었지만 6승2패로 반등했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유영찬, 함덕주 등 부상 재활자들과 내달 17일 상무에서 전역할 이정용까지 돌아올 투수 자원들이 넘쳐 추가 전력도 든든하다. 다만 주루 중 수비수와 충돌로 머리를 땅에 부딪친 뒤 어지럼증으로 최근 4경기에 결장한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의 몸 상태 회복이 관건이다. 

시즌 전 5강 후보로 꼽는 전문가들이 별로 없었던 롯데는 가장 의외의 ‘3강’ 팀이다. 팀 평균자책점 7위(4.46)이지만 투고타저 시즌에 방망이로 일을 내고 있다. 팀 타율(.286), 출루율(.359) 1위, OPS 3위(.763) 랭크돼 있다. 팀 홈런은 공동 8위(24개)로 가장 적지만 빅터 레이예스, 전준우, 윤동희, 나승엽, 고승민 등 라인업에 연속 안타 칠 수 있는 타자들이 즐비하다. 마운드가 아쉬운데 어깨 견갑하근 손상으로 8주 재활 진단을 받은 찰리 반즈의 대체 외국인 투수가 합류하면 3강을 유지할 힘이 생긴다. 

4~9위 중위권 6개 팀들은 ‘3극강’ 팀들에 비해 기복이 심하고, 전력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상승세를 탈 것 같다가도 금세 고꾸라진다. NC가 홈구장을 잃고 29경기 연속 원정을 치르는 악조건 속에서 최근 7연승으로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당분간 한화·LG·롯데 3강 구도를 깨긴 어려워 보인다.

이에 따라 물고 물리는 중위권 싸움이 극심해질 전망이다. 1위부터 9위까지 타이트한 순위 경쟁을 하면서 한 경기도 쉽게 포기할 수 없게 됐고, 승리 표적이 된 10위 키움은 고난의 행군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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