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스프링 캠프 때 굉장히 열심히 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최근 12연승과 함께 27승 13패로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류현진-문동주로 이어지는 특급 선발진과 마무리 1년차임에도 불구하고 세이브 1위에 자리하고 있는 김서현까지 마운드의 시작과 끝이 안정적이다.

그리고 시작과 끝을 잇는 중간도 탄탄하다. 중심에는 한승혁이 있다. 그야말로 올 시즌이 한승혁의 전성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2경기 1승 2패 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 1.83으로 한화 불펜진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 잡았다.

3월은 부진했다. 2패 1홀드 평균자책 8.10 이었다. 그러나 4월 3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 1이닝 3피안타 1실점을 기록한 이후 실점이 없다. 17경기 연속 비자책 행진이다. 4월 평균자책 0.73, 5월은 0이다.

특히 5월 6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김서현이 휴식을 취했기에,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했는데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KIA 타이거즈에서 뛰던 2017년 4월 16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2942일 만에 세이브를 챙겼다. 5월 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1이닝 1사사구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한승혁은 덕수고 출신으로 2011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8순위로 KIA 지명을 받았다. 지명 순위에서 알 수 있듯이 기대가 컸다. 그러나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12년 1군 데뷔 후 한화 오기 전 마지막 시즌인 2022시즌까지 평균자책 3점대를 기록한 시즌이 단 한 번도 없었다.

2022시즌이 끝난 후 거포 유망주 변우혁과 트레이드를 통해 장지수와 함께 한화로 넘어왔다. 조금씩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23시즌에는 21경기 3패 1홀드 평균자책 6.44에 그쳤으나, 2024시즌은 달랐다. 데뷔 후 가장 많은 70경기에 나와 5승 5패 19홀드 평균자책 5.03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높았지만 데뷔 후 첫 10홀드를 챙겼다.

한승혁 없는 한화 불펜은 이제 상상하기 힘들다. 강속구는 물론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등 변화구 구사력도 뛰어나다. 한 이닝은 믿고 맡길 정도의 안정감은 물론 상대 타자들과의 싸움에서도 여유가 있다. 19⅔이닝을 소화하며 내준 볼넷도 6개에 불과하다.

4월 중순에 김경문 감독은 "작년에 결혼도 했고 스프링캠프 때 가장 열심히 했다. 공이 가장 좋았다. 열심히 하는 것을 눈으로 직접 봤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누구나 완벽한 선수는 없다. 조금 안 될 때는 감독이 믿음을 가지고 기다리면 선수는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좀 안 좋을 때보다 좋은 점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라고 했다.

한승혁은 5월 9일 고척 키움전 이후 10일과 11일은 등판하지 않았다. 그리고 12일 야구 없는 월요일까지, 나흘 동안 푹 휴식을 취했다.

한화는 13일부터 15일까지 대전에서 두산 베어스와 주중 3연전을 치른다. 만약 3연전을 모두 이기면 구단 최다 15연승을 기록하게 된다. 팀이 새로운 역사와 함께 1위 지키기에 도전하는 가운데 한승혁은 공을 던질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