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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이번엔 금색이야" 한국 빙속, '괴물'이 깨어났다... 정재원, 올림픽 金 정조준 완료
앳된 얼굴로 형들의 뒤를 밀어주던 10대 소년은 이제 한국 빙속의 명운을 짊어진 '거인'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올림픽이라는 거대한 전쟁을 앞두고, 그는 보란 듯이 태릉의 빙판을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었다.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정재원(24·강원시청)의 이야기다. 그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을 목전에 둔 '최종 리허설'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금빛 전망을 밝혔다.
정재원은 지난 14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동계체육대회 남자 일반부 1500m에서 1분47초54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단순한 우승이 아니었다. 종전 기록을 갈아치운 '대회 신기록'이었다. 앞서 매스스타트와 5000m를 제패했던 그는 이로써 대회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번 3관왕이 주는 함의는 남다르다. 장거리 간판인 그가 중장거리인 1500m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보여줬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올림픽 매스스타트의 트렌드는 '지구력'만으로는 통하지 않는다. 막판 스퍼트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한 '파워'와 '스피드'가 필수적이다. 정재원은 이번 대회 신기록을 통해 자신의 몸 상태가 이미 80~90%를 넘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정재원의 올림픽 이력서는 화려하면서도 한편으론 아리다. 고교생 신분으로 나선 2018 평창 대회 팀 추월 은메달, 그리고 2022 베이징 대회 매스스타트 은메달. 세계 정상급 기량을 증명했지만,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향한 갈증은 여전히 그의 가슴 속에 타오르고 있다.
요릿 베르흐스마(네덜란드), 바르트 스빙스(벨기에), 조던 스톨츠(미국) 등 세계적인 강호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정재원은 주눅 들지 않는다. "나 또한 월드컵 때보다 성장했다. 그들에게 뒤처지지 않는다"는 그의 말에선 근거 있는 자신감이 묻어난다.
이번 올림픽이 정재원에게 더욱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바로 '가장'으로서 맞이하는 첫 올림픽이기 때문이다. 지난 2024년 백년가약을 맺은 그는 이제 혼자가 아니다. "아내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이번엔 꼭 금메달을 따서 목에 걸어주고 싶다"는 로맨틱하면서도 비장한 출사표를 던졌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정재원은 이탈리아 밀라노의 차가운 얼음판 위를 누구보다 뜨겁게 달굴 준비를 마쳤다.
두 번의 은메달로 예열을 마친 '빙속 천재'가 이제는 '빙속 황제'로 등극할 시간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2월의 밀라노에서 울려 퍼질 정재원의 포효를 기다리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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