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아이를 임신했다 주장하며 돈을 뜯어내려 한 일당이 구속된 가운데, 이들 중 한 명이 한 달 전 방송국에 먼저 제보했단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윤원묵 부장판사는 17일 오후 공갈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양 모 씨와 공갈 미수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용 모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와 도망갈 염려가 있다"며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손흥민과 과거 연인 관계였던 양 씨는 지난해 6월 임신을 했다고 주장하며 초음파 사진을 전달했고, 이를 외부에 알리겠다며 금품을 요구했다. 이에 손흥민은 양 씨에게 3억 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손흥민과 결별한 양 씨는 용 씨와 교제했는데, 용 씨는 지난 3월 손흥민 측에 '임신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접근해 7000만 원을 요구했다.

그는 3개월간 손흥민의 매니저를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은 매니저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접한 후 뒤늦게 이들 일당을 협박 및 공갈 미수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지난 16일 JTBC '사건반장'은 한 달 전 용 씨가 이에 대한 내용을 제보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당시 용 씨는 손흥민의 실명을 언급하진 않았으나 "현 한국 축구 대표 유럽파"라며 "한국 20대 여성에게 낙태를 종용한 증거 내용 및 수술 기록지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용 씨는 제보 이유에 대해 "국가대표라는 사람이 하는 짓거리가 어이가 없어서 그런다. 우리나라에서 깨끗한 사람이란 이미지인데, 솔직히 둘 다 그냥 X 먹으라고 제보한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제작진과의 통화에서 "여자친구 휴대폰에서 우연히 고액의 금액이 왔다 갔다 한 캡처 사진을 발견했다"며 "자필로 작성된 비밀 유지 각서에 두 명이 지장을 찍어놨더라. 여자친구에게 이게 뭐냐고 물어보자 무슨 사건이 있었는데, 낙태를 해서 각서를 썼다고 하더라. 일이 터진 건 작년 6월"이라 설명했다.

사건반장은 용 씨가 한 주장에 대해 손흥민 측에도 확인했다. 이에 따르면 선수 측은 "해당 여성과 교제한 것은 사실이며, 지난해 6월 임신 사실을 알렸다. 손흥민은 만나서 얘기하자고 했으나, 여성은 다짜고짜 돈을 달라 요구했다. 결국 3억 원을 줬고, 외부에 밝히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비밀 유지 각서를 작성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임신했는지, 손흥민의 아이인지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초음파 사진 등은 조작된 것"이라 덧붙였다.

용 씨는 "비밀 유지 각서 때문에 손흥민 측 에이전시와 통화했다. 그 각서는 죽을 때까지 기한이 없었고, 배상액은 30억 원으로 책정되어 있었다"며 "각서 내용 변경을 요청했는데 거부당했고, 그것 때문에 여자친구랑도 헤어졌다. 변경이 안 되면 나한테도 피해가 올까 봐. 단순히 돈을 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각서 내용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했을 뿐인데 그쪽에서 유출하면 고소를 하겠다고 하더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돈을 요구하지 않았고, 각서 내용 변경만 요청했다"는 제보자의 주장과 달리 손흥민 측은 사건반장에 "'언론사에 제보를 해놨다', '일단은 막아놓은 상태지만 말만 하면 다 터진다'며 제보자가 유포를 빌미로 협박하며 7000만 원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한편 용 씨는 제작진이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한 증거를 요청하자 연락을 끊고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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