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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스러워" 미국 기자도 격분한 미국 승리, 오심도 야구 일부라니…도미니카共 '패자의 품격' 빛났다
[OSEN=이상학 객원기자] 명승부의 끝이 심판의 오심이라니. 미국이 이겼지만 미국 기자도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벌어진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 도미니카공화국전을 2-1로 승리하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세계 최고의 재능들이 엄청난 집중력으로 공수에서 수준 높은 플레이를 주고받았다. 차원이 다른 투구에 홈런과 호수비가 어우러진 고급 야구의 향연. 1점차 박빙의 승부가 9회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지며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가 펼쳐졌지만 끝이 허무했다. 미국이 2-1로 앞선 9회초 2사 3루. 미국 마무리투수 메이슨 밀러가 도미니카공화국 타자 헤랄도 페르도모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8구째 슬라이더를 던졌다.
밀러의 슬라이더는 존 아래로 들어갔다. 공을 끝까지 지켜본 페르도모가 볼이라고 생각한 순간, 미국인 주심 코리 블레이저 심판의 스트라이크 콜이 나오면서 경기가 끝났다. ‘MLB.com’ 게임데이를 보면 밀러의 공은 존에서 1개 반이나 빠진 볼이었다. 페르도모는 펄쩍 뛰며 좌절했지만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가 없는 WBC에선 챌린지조차 할 수 없었다.
메이저리그 저명 기자인 ‘ESPN’ 제프 파산도 격한 반응을 내놓았다. 미국인인 파산 기자는 경기 후 자신의 SNS에 “경기가 이렇게 끝나선 안 된다. 수치스럽다”고 적으면서 “미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장관을 이룬 WBC 준결승은 경기를 끝낸 판정을 포함해 여러 오심으로 얼룩졌다”며 안타까워했다.
파산 기자는 ESPN 기사를 통해서도 “세계에서 가장 재능 있는 두 나라의 치열하고 긴장감 넘치는 야구 경기에서 미국 대표팀이 승리를 축하하는 동안, WBC를 올림픽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도미니카 사람들에겐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더욱 좌절스러운 것은 이런 잘못된 판정을 해결하기 위해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도입되는 ABS가 WBC에서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고 지적했다.
억울하게 패한 도미니카공화국은 울분을 삼키며 일을 키우지 않았다. 오히려 ‘경기의 일부’라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성숙한 대처를 보였다. 패자의 품격이었다.
알버트 푸홀스 도미니카공화국 감독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마지막 공에 초점을 맞추고 싶지 않다. 두 강팀의 엄청난 경기였고, 이번 WBC에서 우리를 대표한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이번 대회는 우리 것이 아니었던 것 같다. 준비가 부족해서 그런 건 아니다. 훌륭한 경기였고, 어느 팀이든 이길 수 있었다. 이번에는 미국이 이겼다”고 말했다.
만약 승부가 연장으로 넘어갔으면 결과가 달라졌을까. 이와 관련한 질문에 푸홀스 감독은 “경기가 끝난 방식이 실망스럽긴 하지만 그 어떤 것도 비판하고 싶진 않다. 우리에게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다. 양 팀의 훌륭한 경기를 마지막 공 하나에 집중시키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넬슨 크루즈 도미니카공화국 단장도 파산 기자와 인터뷰에서 오심과 관련해 “이것도 경기의 일부다. 불과 몇 인치 차이로 졌다. 몇 년 뒤 ABS가 도입될 테니 다음에는 이런 판정에 챌린지를 할 수 있길 바란다”며 “WBC는 야구에 정말로 좋은 이벤트다. 야구를 사랑하는 일반 팬들도 있고, 평소 관심을 두지 않던 사람들도 끌어들일 수 있다”는 말로 WBC 흥행에 의미를 뒀다.
오심의 희생양이 된 페르도모는 “100% 볼이었다. 심판도 볼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며 억울해했다. 그러면서 “힘든 순간이었지만 우리가 진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경기의 일부이고, 다음에 우리가 더 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후안 소토도 “우리는 누가 세계 최고의 야구팀인지 보여줬다. 내가 할 말은 그게 전부”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마크 데로사 미국 감독은 “최고 수준의 야구였다. 도미니카공화국은 한순간도 멈추지 않았고,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평생 기억에 남을 경기였다. 아마도 역대 가장 많이 시청된 경기 중 하나일 것이다. 도미니카공화국에 깊은 존경을 표한다”며 “WBC는 야구를 성장시키는 힘이 있다. 지난 대회 결승에서 오타니 쇼헤이가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으로 잡은 걸 떠올려보면 그날 밤은 야구 자체가 승리한 것 같았다. 우리가 이기든 지든 야구가 이긴 것이었다. 오늘 밤도 야구가 다시 이겼다”고 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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