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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도 못 내면서 비즈니스석 요구?"라는 말이 안타까운 이유

  • 2026-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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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김아인]

성적을 내지 못하면 최소한의 지원도 요구하지 말아야 할까. 성적주의에 물든 한국 사회의 단면이 여자 축구 대표팀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여실히 드러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18일 오후 6시(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일본 대표팀에 1-4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은 '여자 축구 최강' 일본에 완패했다. 운명의 한일전이자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경기였지만 1-4로 크게 졌고, 11년째 이어진 무승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했다. 일본은 결승에서 '개최국' 호주까지 꺾고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6전 전승에 29골을 넣은 일본이 유일하게 1실점을 허용한 게 한국전이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어쨌든 한국은 준결승에서 대회를 마무리하고 짐을 쌌다.

일부 팬들이 비난의 화살을 쏟아낸다. 이번 대회 전부터 여자 대표팀은 논란의 대상이었다. 지소연을 비롯해 베테랑 선수들이 목소리를 높인 '처우 개선'이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선수들은 대표팀 위상에 걸맞은 대우가 보장되지 않을 경우 소집 보이콧이나 은퇴까지 불사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요구 사항 중 핵심은 장거리 이동 시 ‘비즈니스석 탑승’과 ‘유니폼 돌려 입기’ 같은 열악한 환경의 개선이었다.

이 과정에서 '비즈니스석 논란'이라는 키워드가 탄생했다. 일부 팬들은 "남자 대표팀만큼의 수익도, 성적도 내지 못하면서 동등한 대우를 바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성적도 못 내는데 왜 과한 요구를 하느냐'고 반박하면서 반대 여론이 일었다.

지원보다 성과를 우선시하는 안타까운 광경이다. 현대 사회에서 스포츠는 거대 자본과 세밀한 관리가 과학적인 데이터로도 증명되면서 동일하게 움직이고 있다. 당연히최고의 경기력, 개인 기량, 감독 전술 등 경기력적인 부분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온전히 발휘할 수 있는 지원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그에 걸맞는 성적을 기대해도 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비즈니스석은 여자 대표팀이 편안한 여행을 하기 위한 요구가 아니다. 최소한의 컨디션 관리 조치다. 축구 선수에게 컨디션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만 킬로미터를 이동하는 장거리 비행에서 무릎, 허리, 관절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코노미석 탑승은 선수들의 근육 상태와 피로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상의 경기력을 뽑아내기 위해 최적의 이동 환경 제공은 너무도 기본적인 투자의 영역이다.

성적주의에 찌들어 있는 일부 팬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기자는 어린 시절부터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고받았던 기억이 여전히 트라우마처럼 남아 있다. 한국 사회는 유독 경쟁을 조장하고, 오직 1등만을 기억하는 분위기가 절대적으로도 강하다. 과거처럼 극한의 정신력이나 투혼만으로 살아남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비즈니스석 탑승이 합당하지 못하다고 느낀다면, 1등이 아니면 기억하지 않는 사회에 너무 오래 살아온 서글픈 습관 때문이 아닐까. 여자 축구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이나 유럽도 이전에 동일 임금이나 처우를 요구하며 경쟁력을 높여 온 사례들이 있다. 한국 여자 축구도 성적은 물론 지원까지 미약하게라도 천천히 발전할 수 있도록 응원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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