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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와 8에서 8과 2로···KIA 김호령의 극적인 ‘1과 2분의 1시즌’
1992년생으로 대졸 12년 차 시즌이다. 많지 않은 나이지만 적은 나이도 아니다. KIA 김호령의 변화는 그래서 팀 안팎으로 더 큰 울림이 되고 있다.
김호령은 2017년부터 2024년 사이 1군에서 129안타만을 기록했다. 경찰청 야구단 복무 공백이 있었지만 1군 이력을 남긴 6시즌간 평균 안타가 21.5개에 그쳤다. 어쩌면 끝을 예감해야하는 시간.김호령은 마지막 6차 시기에 바를 향해 달려가는 높이뛰기 선수의 절박함으로 지난해를 맞았을지 모른다.
김호령은 더 있을지 없을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던 기회라는 이름을 지난해부터 꽉 움켜쥐었다. 25일 현재 타율 0.297(185타수 55안타) 8홈런 27타점에 OPS 0.853을 기록 중이다. 빠른 발을 살려 6차례 도루도 성공했다.
KIA 사령탑으로 타격 전문가이기도 한 이범호 감독에 따르면 김호령은 타석에서의 ‘자기 것’을 만들어가고 있다. 본인이 어떤 유형의 타자이고, 어떻게 해야 생존할 수 있는지 방법을 이해하고 구체적 실행력을 갖춰가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김호령은 최근 ‘가장 큰 변화’를 묻는 기자 질문에 ‘타이밍’이라는 답을 내놨다. ‘반 타이밍’ 늦어 정타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타이밍 싸움에서 우선 주도권을 갖기 위해 신경을 쓰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타석에서 ‘반 타이밍’은 ‘겨우 반 타이밍’이 아니다. 테이크백으로 잡아놓는 준비 자세부터 리듬까지 많은 것을 바꿔 습관처럼 익혀야 한다. 열의와 시간을 쏟아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이범호 감독은 “호령이가 이전에는 조금 좋지 않다 싶으면 너무 많은 것을 바로바로 수정하면서 오히려 길을 잃곤 했는데, 지금은 본인만의 타법에서 살짝 조정하면서 다시 길을 찾아내고 있다”며 “타격감이 좋은 시간은 길어지고 그 반대의 시간은 짧아진 이유”라고 진단했다.
예컨대 2024년 이전의 김호령은 이틀간 상승 흐름을 타다 가도 이후 8일 동안 좋지 않은 밸런스로 내적인 사투를 벌여야 했다면 지금은 일주일 이상 페이스를 유지한 뒤 찾아오는 하루 이틀의 부진을 영리하게 극복하고 있다.
김호령이 최근 또 하나 드러내고 있는 경쟁력은 힘이다. 김호령은 타율 0.267 121안타에 8홈런을 때리며 주전 중견수로 도약하는 듯했던 2017년 장타 생산력도 엿보였으나 오히려 홈런에 시선을 두기 시작하면서 장점은 잃고 약점은 늘어나는 늪에 빠졌다.
김호령은 스윙폭을 키우지 않아도 타구 비거리를 낼 수 있는 힘과 스윙 궤도를 갖고 있다는 게 이범호 감독의 오랜 평가이자 지도 방향이었다. 김호령은 지난 19일 광주 LG전에서 개인 최초 3홈런 경기를 만들기도 했다. 무엇보다 홈런 8개의 평균 비거리가 125.6m로 거포 외인타자 수준이다. KIA 카스트로의 단기 대체 외인타자로 16경기에서 홈런 7개를 때리며 괴력을 발휘하고 있는 아데를린의 홈런 평균 비거리(120m)보다 외야 스탠드 더 깊은 곳에서 ‘직관하는’ 팬들에게 홈런볼을 선물했다.
김호령은 올시즌 KIA 라인업의 ‘키맨’이 되고 있다. 리그 최상위권 수비력을 갖춘 중견수로 팀 외야 수비 중심을 잡으려면 일정 수준 타격 지표를 기반으로 주전 입지를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기대값을 채우고 플러스 효과도 만들어내고 있다.
지긤 김호령은 지금 스물다섯 젊음처럼 새롭다. 그라운드에서 새로운 김호령을 선보이고 있다. 덤으로 프로야구 선수 또한 도전에는, 아울러 성장에는 ‘정년’이 없다는 것을 리그 전체에 알리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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