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가 LA 다저스로?LA 다저스가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를 주목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전문가인 켄 로젠탈의 보도여서 눈길을 끈다.로젠탈은 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다저스는 이정후를 ‘긴밀히 주시’(‘keeping a close eye’)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이정후는 2027년 시즌 이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고 썼다.미국 매체 에센셜리 스포츠는 로젠탈의 정보에 주목하며 “중요한 것은 이정후가 전성기에 FA가 될 기회를 얻는다는 것”이라며 2027 시즌 이후 이정후가 FA로 새로운 계약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다저스가 이를 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이정후는 2023년 KBO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을 통해 그해 12월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 계약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4년을 뛰고 나서 2027 시즌 뒤 옵트아웃(구단과 선수 합의로 계약 파기) 조건이 있다.

로젠탈은 다저스가 이 조건에 주목하며 2027 시즌 뒤 이정후 영입 가능성을 벌써부터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시즌 초반 어깨 부상으로 낙마한 이정후는 올 시즌은 붙박이 중견수로 나서며 주로 3번 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시즌 초반 엄청난 타격 상승세로 MLB에 큰 주목을 받았다. 5월 들어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최근 다시 조금씩 흐름을 타기 시작하고 있다. 이정후는 이날 홈에서 열린 애틀랜타전에서 2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2볼넷 1득점으로 활약했다. 시즌 타율은 0.276에서 0.277(242타수 67안타)로 소폭 올랐다. 지난 5일 샌디에이고전에서 멀티 출루를 기록하며 부활을 예고한 이정후는 6일 샌디에이고전 3출루에 이어 이날도 세 번 진루하며 기여도 높은 팀 플레이를 선보였다. 이정후는 최근 발표된 올스타 외야수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이런 이정후의 가치에 월드시리즈 챔피언 다저스도 주목하고 있다. 다저스는 최근 몇년간 아시아 선수를 영입해 톡톡히 전력 증가와 관중 동원 및 마케팅 효과도 누리고 있다. 슈퍼 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 김혜성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이정후까지 가세하게 되면 다저스에 아시아 열풍이 더욱 크게 불 것으로 보인다.

최고 선수 수집 욕심에 끝이 없는 다저스의 열망이라면 이정후 영입도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시나리오로 여겨진다. 전제 조건은 이정후가 2027시즌까지 전성기를 향해 계속 질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정후가 한국인 메이저리거 ‘약속의 땅’ LA에서 오타니, 김혜성과 한솥밥을 먹는 일이 2년 뒤 겨울에 실현될지도 모를 일이다.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