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이 54일 만의 선발 등판에서 2이닝 만에 무려 7실점을 기록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진욱은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팀 간 시즌 9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투구수 55구, 9피안타(2피홈런) 1탈삼진 6실점(6자책)을 기록했다.

지난해 19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하는 등 선발 투수로서 가능성을 드러낸 김진욱은 상무 입대를 미루고, 현역 커리어를 이어가기로 선택, 올해 4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다. 김진욱은 시즌 첫 등판에서 SSG 랜더스를 상대로 6이닝 2실점(2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마크하더니, 두 번째 등판이었던 한화 이글스전에서 5⅓이닝 2실점(1자책)으로 역투하며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그리고 세 번째 등판이었던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에서도 5⅔이닝을 3실점(3자책)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는데, 4월 13일 NC 다이노스와 맞대결부터 김진욱이 주저앉기 시작했다. 당시 김진욱은 1⅓이닝 6실점(6자책)을 기록했고, 19일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에서도 1⅓이닝 7실점(7자책)으로 무너졌다. 이에 김진욱은 재정비를 위해 2군으로 내려가게 됐다.

하지만 2군에서도 성적 면에서는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지난달 27일 삼성전에 앞서 1군의 부름을 받고 돌아왔다. 이후 불펜에서도 다소 들쭉날쭉한 투구를 거듭하던 김진욱은 전날(11일) '안경에이스' 박세웅이 재정비를 위해 1군에서 말소되면서, 모처럼 선발로 등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았는데, 역시 좋았을 때의 폼을 되찾지는 못한 모습이었다.

김진욱은 1회 선두타자 배정대를 삼진 처리하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김상수에게 안타를 맞더니, 후속타자 안현민에게 130km 슬라이더를 공략당했고, 좌익수 방면에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이후에도 김진욱은 장성우에게 안타를 맞는 등 어려운 투구가 이어졌으나, 그래도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는데, 2회는 악몽 그 자체였다.

2회 이닝 시작과 동시에 오윤석과 장진혁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김진욱은 권동진에게 유격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했고, 이때 수비의 도움을 받으면서, 스코어링 포지션에 위치하게 될 주자를 모두 지워내며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두 개를 쌓았다. 그러나 이어지는 2사 1루에서 배정대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다시 1, 3루 상황에 놓였고, 김상수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3실점째를 기록했다.

문제는 위기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진욱은 이어지는 1, 3루에서 안현민에게 이번에는 144km 직구를 공략당했고, 중견수 방면에 스리런홈런을 헌납했다. 안현민에게만 연타석 홈런을 맞은 것. 점수차는 0-6. 이후에도 김진욱은 장성우에게 또다시 안타를 맞았고, 허경민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에야 힘겹게 이닝을 매듭지었다.

안현민에게 연타석 홈런을 맞는 등 김진욱은 2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려 9개의 피안타를 허용했다. 볼넷이 단 하나도 없다는 점이 위안이 되지 않을 정도로 쉴 틈 없이 KT 타선에게 맞아나갔다. 도저히 상대 타자를 이겨낼 수 없는 구위. 결국 김진욱은 54일 만의 선발 복귀전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고 2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