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LA 다저스 '깜짝스타'가 된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평생 연금자격을 취득했다.

지난달 4일(한국시간) 애틀랜타를 상대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김혜성은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홈경기를 갖는 15일이 메이저리그 서비스타임 43일째가 되는 날이다. 메이저리그 연금 수혜자격은 서비스타임 최소 43일을 채워야 가능한데 김혜성도 이제 그 자격을 얻게된 것이다.

김혜성은 팀 동료 토미 에드먼의 발목부상 때문에 지난달 4일 갑자기 메이저리그로 콜업됐다. 당초 빅리그에 머물 수 있는 시간도 에드먼의 회복기간으로 예상됐던 약 1주일 정도였다.

하지만 김혜성은 이 한정된 시간 동안 자신의 가치를 4할이 넘는 고타율로 입증했고, 그 결과 다저스 수뇌부는 베테랑 야수 크리스 테일러를 방출하며 김혜성을 메이저리그 26인 로스터에 잔류시켰다.

특히, 테일러의 잔여연봉 1343만 달러(약 184억원)를 포기하면서까지 김혜성을 선택한 것을 보면 다저스가 그에게 거는 기대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김혜성 또한 이를 잘 알고 있다는 듯 15일 기준 타율 0.391, 2홈런 10타점 6도루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 중이다. 표본이 적긴 하지만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0.998로 뛰어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빼어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매일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는 '스타군단'으로 표현되는 다저스 로스터의 특징상 김혜성이 감안해야 하는 부분이다. 불규칙한 출전에도 김혜성이 계속 자신의 가치를 실력으로 입증한다면 주전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김혜성이 15일자로 자격을 취득한 메이저리그 연금(MLB Players Pension)은 미국 4대 프로스포츠 가운데 가장 뛰어난 혜택을 지닌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연금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 43일의 메이저리그 서비스 타임이 요구된다.

서비스 타임은 메이저리그에 등록된 기간을 말한다. 경기 출전수와는 상관이 없다.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빅리그에서 뛰게 되면 총 172일(=1년)을 취득할 수 있다. 과거 류현진처럼 수술 후 부상자 명단에만 머물러도 서비스 타임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 데뷔해도 총 43일의 서비스 타임을 채우지 못하면 연금을 받을 수 없다.

연금수령은 만 45세가 되면 신청할 수 있다. 필요없다면 만 62세까지 기다릴 수도 있다. 수령시기에 따라 연금액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메이저리그 서비스 타임이 총 43일인 선수가 은퇴 후 만 45세에 연금을 신청하면 사망시까지 매년 약 1694달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선수가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서 만 62세에 신청하면 매년 5375달러를 수령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연금은 서비스 타임에 따라 차등지급되는데 10년이 최대치로 적용된다. 때문에 메이저리그에서 10년을 뛴 선수와 20년을 뛴 선수 모두 10년 최대치 기준으로 연금을 동일하게 받게 된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선수들이 훗날 마이너리그 계약를 감수해 가면서까지 서비스 타임 10년을 채우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참고로 역대 메이저리그 한국선수 중 연금최대치인 서비스 타임 10년을 채운 이는 박찬호, 류현진 그리고 추신수까지 총 3명이다. 그 뒤에는 김병현(8년 9일)과 최지만(6년 76일)이 가장 많은 서비스 타임을 채웠다. 가장 적은 이는 박병호로 그는 단 90일의 서비스 타임만 보유하고 있다.

사진=김혜성©MH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