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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때부터 백업 팔자 있는 것 아니잖아요… KIA의 히어로, 이름 앞 ‘낡은 수식어’ 지운다

  • 2025-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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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IA 외야수 김호령(33)은 데뷔 당시부터 뛰어난 수비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2차 10라운드, 전체 102순위라는 낮은 순번에서 지명됐음에도 불구하고 1군 무대에 빨리 올라갈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신인이지만 수비력은 베테랑 그 이상이었다.

김호령은 2015년 103경기, 2016년 124경기에 나갔다. 특별하지 않은 공격력임에도 이렇게 많은 1군 경기에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수비였다. 중견수를 소화할 수 있는 김호령은 화려한 수비보다는 먼저 타구를 읽고 자리에 가 있는 안정적인 수비를 했다. 다른 선수들이 몸을 날려야 할 때, 김호령은 느긋하게 그 자리에서 공을 잡아냈다. 1군 코칭스태프가 이런 번뜩이는 능력을 외면할 리는 없었다. 게다가 발도 빨랐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수비력은 김호령의 이미지를 ‘수비’에 한정시키는 족쇄가 됐다. 지금껏 KIA를 거쳐 간 감독들은 대다수 김호령의 임무를 ‘수비’와 ‘주루’로 국한했다. 경기 시작부터 나오는 선수가 아니라, 경기를 마무리하는 선수였다. 김호령도 노력을 안 한 게 아니었다. 반쪽짜리 선수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고자 타격 훈련도 열심히 했다. 그러나 기회는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고, 한정된 기회를 살려야 한다는 압박감 탓인지 타격 성적도 잘 오르지 않았다.

2023년 76경기 107타석에서 기록한 타율은 0.179에 불과했다. 점차 비중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김호령이 데뷔 초창기 그랬듯이, ‘수비’를 잘해서 1군 코칭스태프의 눈에 드는 젊은 선수들은 꾸준하게 입단했다. 더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지난해에는 64경기에서 67타석 소화에 그쳤다. 타율도 0.136으로, 더 기회를 달라고 하기는 민망한 성적이었다. 그렇게 김호령의 입지는 점점 더 좁아져갔다.

올해 시작은 근래 들어 가장 좋지 않았다. 김호령이 알을 깨고 나오지 못하는 사이, 새로운 야수들이 각광을 받았다. 타율이 더 높은 박정우는 지난해 백업 중견수의 몫을 하며 경험을 쌓았다. 신인 박재현은 뛰어난 수비력과 엄청난 주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모두가 김호령의 수비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알지만, 이제는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일어났다.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한 KIA는 주전 중견수로 시즌을 시작한 최원준까지 부진하자 고민에 빠졌다. 박재현은 아직 어린 티가 났다. 설상가상으로 박정우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중견수 수비에 이미 구멍이 팍 나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중견수를 볼 만한 선수조차 없었다. 그 기회에서 김호령은 재등장했고, 묵묵하게 수비에서의 구멍을 메워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공격에서도 활약하며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지난해 64경기에서 타율 0.136에 그친 김호령은 17일까지 올 시즌 32경기에서 타율 0.256을 기록 중이다. 아주 높은 타율은 아니지만, 김호령이 수비에서 방지하는 실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봐줄 만한 성적이다. 근래 들어 공격에 자신감도 붙었다. 출전 기회가 비교적 고정되면서 선수도 허들을 넘어가고 있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0.280으로 호조다.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는 안타가 하나에 그쳤으나 그 안타 하나가 경기 분위기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KIA는 1회 이창진의 2루타, 박찬호이 안타로 무사 1,3루를 만들었고 1사 후 최형우가 좌중간 적시타를 뽑으며 선취점을 얻었다. 이어 오선우가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었다. 다만 황대인이 삼진으로 물러나 2사 만루로 김호령 타석이 이어졌다.

투수에게도, 타자에게도 모두 기회가 있는 2사 후 득점권 상황이었다. 여기서 만약 점수가 나지 않았다면 경기 초반 흐름이 꼬일 수 있었다. 그러나 김호령이 상대 외국인 에이스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상대로 우익수 키를 넘기는 싹쓸이 3타점 적시타를 때리면서 KIA는 4-0으로 달아나고 경기 분위기를 장악할 수 있었다. 이날의 가장 중요한 장면이자, 김호령이 이제는 공격에서도 제 몫을 하는 ‘주전 중견수’로 거듭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날 때부터 누구는 주전, 날 때부터 누구는 백업의 팔자를 가지고 태어나 그 운명대로 사는 건 아니다. 기회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는 것도 실력이다. 데뷔 이후 ‘수비형 선수’, ‘대수비 및 대주자’라는 수식어에 갇혀 살았던 김호령은, 이제 주전으로 뛰어도 팀에 충분히 공헌할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하려 한다. 낡은 수식어를 떼고 모두가 선입견까지 다 지워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생일대의 기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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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별 팀순위

순위 경기 승점
1 리버풀 38 25 9 4 84
2 아스날 38 20 14 4 74
3 맨시티 38 21 8 9 71
4 첼시 38 20 9 9 69
5 뉴캐슬 38 20 6 12 66
6 에스턴 빌라 38 19 9 10 66
7 노팅엄 38 19 8 11 65
8 브라이턴 38 16 13 9 61
9 본머스 38 15 11 12 56
10 브렌트포드 38 16 8 14 56
11 풀럼 38 15 9 14 54
12 펠리스 38 13 14 11 53
13 에버튼 38 11 15 12 48
14 웨스트햄 38 11 10 17 43
15 맨유 38 11 9 18 42
16 울버햄튼 38 12 6 20 42
17 토트넘 38 11 5 22 38
18 레스터 시티 38 6 7 25 25
19 입스위치 38 4 10 24 22
20 사우샘프턴 38 2 6 3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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