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황당한 오판이 나왔다. 볼 판정 논란으로 인해 인종 차별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2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경기.

다저스의 일본인 선발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선발 등판했다. 야마모토는 2회초 선취점을 허용하면서 다저스가 0-1로 끌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3회초. 야마모토는 이닝 첫 타자 브라이스 존슨을 3구 스탠딩 삼진으로 처리했고, 바로 다음 타자 마틴 말도나도마저 3구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공 6개로 2연속 삼진을 처리한 야마모토는 샌디에이고의 간판 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상대했다. 초구 헛스윙, 2구 파울. 공 2개에 2S를 잡은 야마모토는 3구째 95.7마일(약 154km) 포심 패스트볼을 한복판에 던졌다. 3타자 연속 3구 삼진을 결정짓는 위닝샷으로 보였다.

그런데 주심의 콜이 울리지 않았다. 볼 판정이었다. 이날 경기 주심은 마빈 허드슨. MLB.com 게임데이 화면으로도 스트라이크존 정가운데에서 약간 상단을 통과하는 스트라이크로 찍혔지만, 허드슨 주심은 이 공을 볼이라고 평가했다. 현지 중계 방송사 해설진도 황당해했고, 야마모토조차 잠시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야마모토는 공 9개로 연속 3삼진을 잡는 무결점 이닝 대기록을 놓쳤다. 무결점 이닝은 메이저리그 역사를 통틀어 116번밖에 없는 투수에게 최고 영광의 기록. 그런데 야마모토는 빅리그 2년차만에 이 대기록을 세울 찬스를 놓쳤다.

3구째 볼 판정을 받은 야마모토는 다시 평정심을 찾고 4구째 커브로 볼을 던진 후, 2B2S에서 5구째 커터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3타자 연속 삼진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대기록은 무산이었다.

이날 경기는 다저스의 3대5 패배로 끝났고, 야마모토는 6⅓이닝 7안타(1홈런) 5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승패를 떠나, 경기 후 미국과 일본의 언론이 뒤집어졌다.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이날 "역사적인 쾌거를 거둘 수도 있었지만, 주심의 오심에 의해 영광을 빼앗겼다"고 표현했고, 'FOX스포츠' 역시 "야마모토의 무결점 이닝이 될 뻔 했었다"는 글과 함께 해당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명확히 통과했음을 보여주는 그래픽을 첨부했다.

메이저리그 팬들 역시 SNS상에서 "허드슨은 일본인 투수에 대해 가장 인종 차별적인 메이저리그 심판이다", "심판이 대기록을 훔쳤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악의 콜이었다", "심판들 전부 시력 검사를 다시 하라"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