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KIA 타이거즈는 근래 왼손투수 풍년이다. 그러나 올 시즌만 놓고 보면 꼭 그렇다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KIA가 6월 들어 11승5패, 리그 1위를 달리는 건 사실 마운드 덕분이다. 타선에서 백업들이 잘해주고 있지만, 마운드가 승리의 발판을 깔아주는 게 결정적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6월 평균자책점 3.07로 리그 1위다. 홀드가 13개로 가장 많다. 시즌 초반에 비해 불펜이 무너지는 경기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KIA는 시즌 내내 선발진은 잘 돌아간다. 양현종과 윤영철이 초반에 동반 부진했으나 5월부터 부활했다. 제임스 네일~아담 올러~김도현의 실질적 1~3선발이 꽤 단단하다. 선발 평균자책점 3.62로 4위다. 여기에 이의리가 21일 퓨처스리그를 통해 실전 복귀전을 치른다. 후반기에 1군에 가세하면 선발진은 더 강력해질 전망이다.

반면 불펜 평균자책점은 5.00으로 여전히 9위다. 6월 들어 마무리 정해영, 메인 셋업맨 조상우를 비롯한 전상현, 최지민, 이준영으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가 제 몫을 했다. 그러나 5월까지 워낙 기복이 심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건 왼손 불펜들의 심각한 부침이다. 실질적으로 올해 KIA 불펜은 좌완들의 도움을 거의 못 받는다.

우선 작년에 신데렐라처럼 등장한 곽도규가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시즌아웃 됐다. 좌우타자 가리지 않고 1이닝을 막아주던 곽도규의 공백은 매우 크다. 여전히 필승조이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엔 중용 받지 못하는 최지민의 고전도 뼈 아프다. 올 시즌 32경기서 2승2패4홀드 평균자책점 6.26이다. 단, 6월엔 8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안정적이다.

최지민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는 상황서 원 포인트 릴리프 이준영의 이탈도 타격이 크다. 이준영은 20일 인천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왼쪽 팔꿈치 염증으로 1군에서 빠졌다.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다. 핸 시점에선 쉬는 게 답이다.

좌완 왕국이라 불렸던 KIA인데, 왼손투수들의 고전이 두드러진다. 사실 이준영 대신 1군에 올라온 왼손 스리쿼터 김대유도 이번 기회에 분발할 필요가 있다. 올 시즌 3경기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2.40이다. 김대유가 일단 이준영의 역할을 수행할 듯하다.

2019년 1차지명자 김기훈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2024시즌 도중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트레드 어슬레틱 베이스볼센터에서 1개월간 유학을 다녀와 투구폼을 윤영철의 데뷔 초창기와 흡사하게 바꿨다. 그러나 큰 성과를 얻지 못하는 실정이다. 올 시즌 4경기서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한 뒤 2군에 내려갔다. 2군에서 실적이 좋은 편은 아니다.

왼손 불펜들이 1군에서 좀 더 힘을 내주면 KIA의 대반격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현 시점에선 6월 들어 부활 조짐을 보이는 최지민에게 큰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