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마무리투수 정해영이 또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기대 이하의 투구를 보여줬다.

정해영은 2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6차전에 구원 등판해 ⅓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2실점으로 부진했다.

3월 27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 5월 7일 고척 키움전에 이어 시즌 세 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KIA는 승리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었다. 타선이 5회초에만 대거 4득점하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선발 양현종이 6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여기에 8회초 박민의 솔로포까지 터지면서 승부의 추가 KIA 쪽으로 기울어지는 듯했다.

KIA는 8회말 1실점했다. 양현종, 전상현에 이어 올라온 조상우가 1이닝 1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1실점으로 고전했다.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낸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그래도 KIA로선 마무리 정해영이 2점 차 리드를 지킬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9회말 구원 등판한 정해영은 선두타자 석정우와 7구 승부 끝에 3루수 땅볼을 잡아냈다. 아웃카운트 2개를 더 채우면 팀의 6연승과 함께 이날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런데 후속타자 최지훈의 타석부터 경기의 흐름이 바뀌었다. 볼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에서 최지훈이 3루수 쪽으로 기습번트를 시도했고, 번트안타로 출루했다. 오태곤의 안타로 상황은 1사 1·3루가 됐다. 정해영의 부담감은 더 커졌다.

두 선수의 출루는 점수로 연결됐다. 정해영은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줬고, 1사 1·2루에서 한유섬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두 팀의 격차는 완전히 사라졌다.

정해영은 이어진 1사 1·2루에서 정준재에게 초구 볼을 던졌다. KIA 벤치가 곧바로 움직였다. 불펜에서 몸을 풀던 2년 차 우완 영건 성영탁을 호출했다. 결국 정해영은 이닝을 다 끝내지 못한 상황에서 교체됐다. 정해영이 ⅓이닝만 던지고 내려간 건 지난달 7일 키움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득점권 위기에서 올라온 성영탁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감하면서 정해영의 실점은 더 불어나진 않았다. 경기는 5-5 무승부로 종료됐고, KIA는 패배를 면한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정해영은 팀과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투수로, 2020년부터 올해까지 통산 139세이브를 수확했다. 지난달 17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더블헤더 1차전)에서는 개인 통산 133세이브를 달성하면서 선동열 전 감독(132세이브)을 제치고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개인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 시즌 개막 후 18세이브를 만든 정해영은 남은 시즌 동안 세이브 2개를 추가하면 5년 연속으로 20세이브 고지를 밟게 된다. 개인 통산 140세이브까지는 세이브 1개가 남은 상황이다.

그런 정해영이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는 좋은 기억을 남기지 못했다.

21일 경기를 포함해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통산 14경기 13⅓이닝 3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8.10으로 부진에 시달렸다. 올 시즌만 놓고 보면 2경기 1⅔이닝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0이다.

선수마다 상성이 잘 맞는 구장도, 혹은 잘 맞지 않는 구장도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상황을 그냥 지켜볼 수만은 없다. 약점을 보완해야 더 단단해질 수 있다. 정해영은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사진=엑스포츠뉴스 인천,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