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벤치 클리어링을 벌였다. 심판으로부터 피치 클락 고의 지연을 지적받은 코디 폰세(30)가 빠른 템포로 던진 공에 키움 임지열(30)이 발끈하면서 양 팀 선수들이 대치했다. 

22일 대전 키움-한화전. 3회초 2사 1루에서 문제의 상황이 발생했다. 한화 선발투수 폰세가 초구 볼을 던진 뒤 2구째를 던지기에 앞서 투구 템포를 조금 길게 가져갔다. 피치 클락이 6초가량 남았을 때 주심을 맡은 문동균 심판이 타임을 외친 뒤 폰세에게 빠른 투구를 주문했다. 

이에 폰세는 공을 받자마자 바로 투구 동작에 들어갔다. 그러자 문동균 심판이 손을 내저으며 또 타임을 선언했고, 임지열이 타석에서 빠졌다. 심판의 플레이 콜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미 투구 동작으로 넘어간 폰세의 공이 포수 미트로 향했다. 갑자기 날아온 공에 임지열이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폰세를 바라보며 소리를 쳤고,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 나와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두 선수 사이에 오해가 있었고, 몇 마디 주고받았지만 물리적인 충돌 없이 상황은 빠르게 정리됐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폰세는 문동균 주심이 타임을 선언한 것에 대해 항의의 표시를 했지만 임지열이 자신에게 어필하자 “심판을 향한 항의였다”고 항변을 했다. 키움 구단에 의하면 임지열은 심판이 플레이 콜을 하지 않고, 타격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폰세가 공을 던진 것에 대한 항의였다. 

잠시 어수선한 상황이 있었지만 폰세는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이어진 승부에서 계속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며 임지열을 압박했다. 볼카운트 1-2에서 5구째 한가운데 높게 들어간 시속 154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닝을 마친 뒤 덕아웃으로 내려가며 환한 미소를 짓는 여유를 보였다. 

임지열이 격한 반응을 보이긴 했지만 사건의 발단은 심판의 피치 클락 경고였다. 시즌 개막전이었던 지난 3월22일 수원 KT전에도 폰세는 2회 무사 1루에서 박근영 주심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바 있다. 피치 클락 시간이 남아있지만 투수가 공을 던질 수 있는 상태에서 고의로 시간을 끈다고 판단되면 심판 재량에 따라 경고를 줄 수 있다.

심판 재량으로 주의를 주다 보니 애매한 구석이 있다. 심판들이 유독 폰세에게 이를 엄격하게 보고 있어 폰세도 심판에게 불만을 표했고, 임지열도 뜻하지 않은 오해가 불거졌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