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공언 속에서도 여전히 제한적인 기용에 시달리고 있는 김혜성(LA 다저스)가 오타니 쇼헤이의 뒤를 지킨다.

김혜성은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5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 맞대결에 중견수, 7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다. 7번 배치는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처음이다.

지난달 4일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맞대결에 앞서 감격의 메이저리그 콜업의 기쁨을 맛본 김혜성은 타석, 주루, 수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이며 생존경쟁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때 시즌 타율 4할 이상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혜성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에 완전히 갇혀 있다. 좌완 투수가 선발로 나오면 선발에서 제외, 경기 중 김혜성의 앞에서 투수가 좌완으로 교체될 경우 김혜성도 경기에서 빠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최근 김혜성은 우완 투수가 선발로 등판하는 날에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최근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김혜성의 활약에 대해 칭찬을 하면서,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뜻을 몇 차례나 밝혔다. 하지만 아직도 사령탑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진 못한 모양새다. 김혜성은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맞대결부터 20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까지 3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는 중이다.

하지만 김혜성은 지난 21일 워싱턴과 맞대결에선 타석에 들어서지 못한 채 경기를 마무리했고, 22일 경기에서는 아예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그래도 세 경기 연속 선발 제외는 없었다.

이날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투수)-무키 베츠(유격수)-프레디 프리먼(1루수)-맥스 먼시(3루수)-앤디 파헤즈(우익수)-토미 에드먼(2루수)-김혜성(중견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달튼 러싱(포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하며, 드디어 오랜만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김혜성이 상대해야 할 투수는 마이클 소로카. 소로카는 메이저리그 통산 78경기에서 20승 23패 평균자책점 3.85를 기록 중이다. 지난 2019시즌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서 13승 평균자책점 2.68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후 부상 등으로 인해 단 한 번도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0승 10패의 굴욕을 맛봤고, 올해는 워싱턴에서 3승 5패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 중이다.

이날 김혜성의 어깨는 무겁다. 선발 투수가 오타니인 까닭. 지난 17일 샌디에이고전에서 무려 663일 만에 '이도류'로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는 이날 워싱턴을 상대로 두 번째 등판에 나선다. 첫 등판에서 오타니는 100마일이 넘는 강속구를 뿌렸으나, 제구 등에서 애를 먹으며 1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이번 등판에서는 투구수가 더 늘어날 전망.

과연 중견수로 출전하는 김혜성이 오타니의 어깨를 가볍게 해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