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아픈 역전패였다.삼성은 지난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 경기에서 6-3으로 앞서다가 7회 대거 6실점하며 6-9로 졌고 3연패에 빠졌다.선발 투수 원태인이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리드를 잡았다. 7회에는 불펜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김태훈이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확실히 승리를 못박겠다는 의지가 보였다.하지만 믿었던 김태훈이 무너졌다. 첫 타자 전민재를 범타로 처리했을 뿐 이후에는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했다. 김동혁에게 중전 안타, 고승민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에 처했고 빅터 레이예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한 점을 빼앗겼다. 김태훈은 정훈을 자동 고의 4구로 내보내면서 한숨 고르려 했으나 김민성에게 싹쓸이 2루타를 맞았다. 삼성은 김태훈을 내리고 김재윤을 투입했지만 그 역시 유강남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았다.김태훈은 올시즌 삼성 불펜의 중심을 잡고 있는 투수다. 이날 경기 전까지 23경기에서 22.1이닝 6실점(5자책) 평균자책 2.01을 기록 중이었다. 김태훈이 올시즌 이렇게 많은 실점을 내준 건 처음이다.삼성은 최근 선발진에 공백이 생기면서 불펜에 많은 부담이 갔다. 외국인 투수 대니 레예스가 부상으로 방출됐고 아리엘 후라도도 지난 15일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열흘간 휴식을 취하는 중이다.원태인이 지난 17일부터 전력으로 돌아왔지만 또 다른 국내 선발들이 최원태, 이승현 등이 긴 이닝을 소화해내지 못했다. 최원태는 최근 등판인 15일 KT전에서는 4이닝 6실점을 기록했고 이승현은 올시즌 6이닝 이상 소화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이렇다보니 6월 삼성 구원진의 평균자책은 5.04로 키움(5.60), 두산(6.10) 등으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새 외국인 투수 헤르손 가라비토의 책임감이 커진다. 삼성은 지난 19일 레예스를 대신할 투수로 가라비토를 영입했다.가라비토는 빅리그 통산 21경기(선발 2경기)의 경력이 있으며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75경기(선발 146경기)에서 30승54패 평균자책점 3.76 등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구단 측에 따르면 가라비토는 최근 2년간 일본프로야구는 물론 한국 팀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던 투수다.한화 코디 폰세, 롯데 알렉 감보아 등 올시즌 강속구 외인 투수들이 KBO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가운데 평균 150㎞의 공을 뿌리는 가라비토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최근 라이브 피칭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가라비토는 26일 대구 한화전에서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데뷔전에서 삼성에 희망을 안기는 투구를 보여줘야한다.삼성은 6월 한 달 동안 선발 투수가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한 횟수가 5차례에 불과하다. 이 기간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횟수이며 평균 횟수인 7차례에 못 미친다.어렵게 선발 로테이션을 꾸려가던 삼성은 10일까지만해도 3위를 기록했다가 23일 현재 5위까지 내려갔다. 6~7위에 자리하고 있는 SSG, KT와는 0.5경기 차이다. 삼성으로서는 올스타브레이크 전까지 더이상 순위가 내려가지 않도록 해야한다. 때문에 가라비토의 활약이 더욱 중요하다.다행히 후라도가 25일 한화전에서 복귀할 예정이다. 후라도는 올시즌 15경기에서 12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등 현재 삼성 마운드에서 가장 믿을만한 투수다. 후라도가 복귀전을 잘 치르고 가라비토가 다음날 기대에 부응해 준다면 삼성은 외인 원투펀치를 앞세워 다시 반등을 꾀할 수 있다.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