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밀리지 말라".

KIA 타이거즈가 뜨거운 6월을 보냈다. 24경기를 벌여 15승7패2무, 승률 6할8푼2리 승률 1위의 우등성적을 냈다. 월간 2위 한화 이글스는 11승9패, 승률 5할5푼이었다. 압도적인 6월 타이거즈였다. 개막 이후 한때 꼴찌까지 떨어졌던 디펜딩 챔프가 위용을 되찾았다. 리그 1위 한화도 3.5경기 차 사정권에 두었다. 

흥미로운 대목은 승리의 과정이었다. 야수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 이우성 박정우와 투수 곽도규와 황동하 등 1군 주력 선수들이 부상으로 낙오했는데도 탄탄한 경기력을 과시하며 치고 올라갔고 이제는 선두권 공략까지 앞두고 있다. 이른바 잇몸선수들의 활약이어서 박수소리가 더 크다.  이들을 자극한 것은 최형우의 한마디였다. 

주력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김도영이 두 번째 부상으로 이탈한 날이었다. 당시 1군 백업맨들과 2군 선수들이 올라와 빈자리를 메워가고 있었다. 최형우는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났다. 이제 부상을 핑계대지 말자. 어린 동생들에게 기회가 왔다. 그 기회 놓치지 말고 잡아라. 주전들이 돌아와도 밀리지 않으면 된다"며 자극했다. 최형우의 한마디는 경종을 울렸고 상승 동력을 만들어냈다. 

오선우는 아예 최형우의 타격폼을 따라했다. 장타와 정교한 타격으로 3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타선의 중심으로 발돋음했다. 1루수까지 병행했고 기존 1루수 패트릭 위즈덤이 3루수로 이동해 김도영의 공백을 메우는 효과도 가져왔다. 김호령은 드넓은 수비범위 이제는 타격에서 클러치 능력까지 과시하며 공수의 중심으로 작용했다. 

김규성도 내야 멀티수비에 타격 기여도도 높였고 윤도현은 손가락 부상으로 낙오했지만 그전까지 장타로 힘을 보탰다. 부상을 딛고 돌아온 이창진은 특유의 선구안으로 공격루트를 만들어주었다. 내야 유틸리티 내야수 박민은 탄탄한 수비력에 날카로운 타격까지 펼쳤다. 지난주 16타수5안타(.313) 2타점 3득점을 올렸다. 홍종표도 1군과 2군을 오가며 백업수비와 대주자로 활약했다.

미완의 거포 김석환도 잠재력을 드러냈다. 5월 22일 콜업을 받았으나 가벼운 부상으로 다시 빠졌다. 최근 1군 복귀 이후 13타수 5안타 7타점의 해결사로 부상했다. LG와 지난 주말시리즈 먼저 1패후 2연승 과정에서 5타점을 올리며 위닝시리즈를 이끌었다. 36살의 베테랑 고종욱도 2군에서 올라와 3할7푼5리의 불방망이를 시전하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2024 신인드래프트 10라운더 성영탁이 놀라운 투구로 지친 불펜에 활력소가 되었다. 17경기에서 20⅓이닝을 던지며 1승1홀드, 평균자책점 0.89 천군만마 성적을 올렸다. 2025 2라운드 루키 이호민도 6경기에 출전해 1승 ERA 1.69의 투구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윤중현과 김현수도 필요할 때 힘을 내주는 투구를 했다.  

어린 선수들과 백업맨들의 투지와 활약은 자연스럽게 기존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쳤고 한몸야구로 6월의 초상승세를 이끌어냈다. 이제는 나성범 김선빈 이우성이 돌아오더라도 자리를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자연스럽게 선수층이 두터워지는 효과까지 냈다. 맏형의 한마디는 놀라운 반전을 일으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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