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알을 깨고 나왔나. 

KIA 타이거즈 외야수 김석환(26)이 꽃을 피우기 시작하고 있다. 2017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지명을 받은 이후 9년만에 개인 시즌 최다타점을 경신하면서 해결사의 길을 가고 있다.  퓨처스 폭격기에서 이제는 1군에서도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내며 새 얼굴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주말 LG 트윈스와의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이끈 주역이었다. 6월 27일 경기는 벤치에서 출발했다. 3-4로 뒤진 9회초 2사1루에서 최원준의 대타로 나서 한 방을 기대 받았으나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볼넷을 골라 걸어나갔다. 경기는 역전에 실패했지만 다음날 경기에서 폭발했다. 

6번타자 겸 우익수로 출전해 2회초 1사2루에서 볼넷을 골랐고 김태군의 좌익수 왼쪽 2루타때 팀의 두 번째 득점을 올렸다. 3회초 1사1루에서는 중견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3루타를 작렬해 6-1로 점수차를 벌렸다. 7-7 동점이던 6회초 2사만루에서 빛났다. 이우찬을 상대로 우익수 앞 2타점 결승타를 뽑아냈다. 팀은 9-8로 설욕에 성공했다. 

29일 경기에서도 6번 우익수로 나서 3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3-1로 앞선 6회초 1사2,3루에서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3루타를 터트려 주자들을 모두 홈에 불러들였다. 승부의 흐름을 가져오는 적시 3루타였다. KIA 타선은 LG 마운드에 공세를 퍼부여 12-2 대승을 거두었다. 2경기 연속 3루타와 멀티타점이 돋보였다. 

23경기 65타석에 불과하지만 찬스에서 확실한 클러치 능력을 과시했다. 득점권 타율이 4할4푼4리에 이른다. 22타석에서 18타수 8안타 3볼넷 1사구를 기록했다. 6월에만 10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13타점은 데뷔 이후 개인 최다기록이다. 2022시즌 7타점이 기존 최다였다. 홈런은 1개에 불과하지만 하위타선의 중심이 되고 있다. 

결승타가 3개나 된다. 타율도 2할7푼2리로 끌어올렸다. 오랜 유망주 생활을 청산하고 드디어 알을 깨고 나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21년 루키 김도영과 함께 큰 기대를 받으며 개막전 선발라인업에 들었지만 응답하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폭격 수준의 맹타를 휘둘렀지만 1군에 올라오면 이상하리만큼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9년째를 맞아 드디어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1군 A급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고 타이밍을 맞추고 정타까지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홈런을 양산하지는 않고 있으나 희망적이다. 187cm 97kg의 체격조건을 갖춘데다 타석에서 수싸움 경험과 정타율을 높이면 홈런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9년을 기다려온 팀에게도 큰 호재이다. 아직 만 26살에 불과하다. 1군에서 자리잡으면 10년 넘게 활약할 수 있다. 이미 1군 선수로 자리를 잡은 오선우와 함께 타선의 체질을 바꿔놓으며 간판타자 등극 가능성도 보였다. 드디어 알을 깨고 나오고 있는 것이다. 오랫동안 김석환의 진면목을 기다려온 팬들에게도 기쁨 두 배이다. .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