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루이스 리베라토가 팀의 역사적인 33년 만에 전반기 1위를 견인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 신분에서 '정식 계약'까지 노려볼 수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지난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팀 간 10차전에서 10-1 대승을 거뒀다. 주말 3연전 승리를 휩쓸고, 전신 빙그레 이글스 시절 1992시즌 이후 33년 만에 페넌트레이스 전반기 1위를 확정했다.

리베라토는 이날 2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전,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한화가 3-0으로 앞선 7회초 1사 1, 2루에서 쐐기 3점 홈런을 작렬, 키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놨다.

리베라토는 키움 우완 박윤성을 상대로 짜릿한 손맛을 봤다. 1볼에서 2구째 138km/h짜리 직구를 공략,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5m의 타구를 날려 보냈다.

리베라토는 몸쪽 높은 코스로 들어온 까다로운 공을 그대로 풀스윙으로 잡아당겼다. 특유의 파워와 타격 테크닉을 과시하면서 시즌 2호 홈런을 때려냈다.

리베라토는 기세를 몰아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도 안타 하나를 더 추가,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지난 4일 키움을 상대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뒤 5일 9회초 마지막 타석 결승 1타점 2루타로 타격감을 끌어올린 좋은 기운을 그대로 이어갔다.

리베라토는 이날 키움전까지 12경기 타율 0.420(50타수 21안타) 2홈런 10타점 OPS 1.103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표본이 많은 건 아니지만 지난 6월 22일 키움을 상대로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뒤 2주 동안 '미친 존재감'을 보여줬다. 득점권 타율은 무려 0.667(12타수 8안타)로 엄청난 클러치 본능을 뽐냈다.

리베라토가 한화 유니폼을 처음 입었을 때만 하더라도 이 정도로 엄청난 플레이를 보여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한화가 지난 6월 17일 리베라토와 총액 5만 달러(약 6900만원)에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 계약을 맺은 건 신의 한 수가 됐다.

한화는 2025시즌을 외국인 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과 함께 시작했다. 하지만 플로리얼이 지난 6월 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오른쪽 손등에 사구를 맞아 부상으로 이탈, 최대 6주 동안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으면서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리베라토를 영입했다. 

플로리얼은 부상 전까지 2025시즌 65경기 타율 0.271(258타수 70안타) 7홈런 29타점 13도루 OPS 0.783의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되는 파괴력을 모두 다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리그 전체에 투고타저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몫은 해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플로리얼이 자리를 비운 사이 리베라토의 방망이가 무시무시한 화력을 뽐내면서 한화도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플로리얼이 부상에서 회복하더라도 리베라토와 연장 계약을 택하는 시나리오가 추가 됐다. 

플로리얼은 부상 이후 미국으로 출국, 휴식과 치료를 병행하면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한화 구단은 "플로리얼은 오는 7일 입국 예정이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팀 합류 및 구체적인 재활 스케줄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플로리얼은 부상에서 회복되면 오는 7월 25일부터 1군 엔트리에 복귀할 수 있다. 다만 한화가 어떤 선택을 내리느냐가 관건이다. 리베라토의 단기 계약 만료와 동시에 플로리얼이 돌아올지, 아니면 플로리얼과 동행을 멈추고 리베라토와 정식 계약을 체결할지는 속단할 수 없다.

분명한 건 리베라토의 현재 경기력은 한화 공격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올해 7년 만에 가을야구 그 이상을 노릴 수 있게 된 한화 입장에서는 고민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 고척,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