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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남편 천재 아닌 '노력파 유격수'…운명처럼 베어스로 돌아가길" 21년 헌신 뒤 '20년 내조' 있었다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를 향한 ‘천재 유격수’ 김재호의 21년 헌신 뒤에는 첫 만남 이후 20년 동안 묵묵히 곁을 지킨 아내 김혜영 씨의 든든한 내조가 있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오랜 시간 남편을 지켜본 김혜영 씨는 ‘천재 유격수’라는 별명과 달리 김재호가 진정한 의미의 천재가 아니었다고 단언한다. 누구보다 끊임없이 노력한 ’노력파 유격수’였다는 것이 아내의 진심 어린 시선이다.
김재호는 지난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전에 6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은퇴 경기 특별 엔트리로 출전한 김재호는 1회초 2아웃까지 유격수 수비를 소화한 뒤 자신의 등번호를 물려받은 박준순에게 자신이 입고 있던 유니폼을 입혀준 뒤 교체돼 현역 마지막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두산은 3-6으로 뒤지던 8회말 양의지의 추격 적시타와 김재환의 역전 3점 홈런으로 극적인 대역전극을 만들었다. 짜릿한 역전승과 함께 경기 뒤 김재호의 은퇴식이 이어졌다. 김재호는 은퇴식에서 베어스 최강 10번 타자들과 마지막 추억을 나누고 천재 유격수로서 진정한 작별을 고했다.
은퇴식을 함께한 아내 김혜영 씨의 마음도 말로 표현 못할 감정으로 가득 찰 수밖에 없었다. 지난 2006년부터 20년 동안 남편과 함께했던 오랜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간 까닭이었다. 엑스포츠뉴스가 20년 동안 천재 유격수의 희로애락을 옆에서 함께한 김혜영 씨의 얘길 은퇴식 당일 직접 들어봤다.
-남편 은퇴식을 앞두고 어떤 감정이 들었나. ▲사실 남편이 긴장한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아 몰랐다. 본인도 아무 느낌이 없다고 했고, 나도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은퇴한 지 시간이 꽤 흘러서 무뎌졌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딱 3일 전부터 팬들의 메시지와 티켓팅 실패에 속상해하는 반응을 보며 실감이 났다. 그때부터 일부러 감정을 억누르려고 했지만, 하루 전에는 도저히 참을 수 없더라. 여러 감정이 겹치면서 그제야 '이제 진짜 은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은퇴식을 통해 느낀 감정은. ▲은퇴식을 열어주는 것 자체가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 감사했다.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할 수 있어 복 받은 인생이라 생각했다. 두산 팬들께서 아쉬워해 주시고, 돌아와달라는 이야기를 해주는 게 가장 감사하고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남편이 늘 서 있던 유격수 자리에 서 있을 때 뒷모습이 겹쳐 보여 가장 울컥했다. 그 뒤로 감정이 잠잠하다가 남편이 포옹하고 유니폼을 바꾸는 장면에서 또 눈물이 났다.
-아이들의 반응은 어땠나. ▲첫째와 둘째는 은퇴식의 개념을 알아서 아빠를 자랑스러워했다. 막내는 아직 은퇴라는 단어 자체를 몰라서 야구장에 그냥 놀러 온 줄 안다(웃음). 올해 야구 유니폼이 달라졌다고만 생각하고, 아빠는 계속 선수를 하는 줄 안다.
-연애와 결혼까지 스토리도 오랜 기간 백업 뒤 주전으로 도약한 천재 유격수의 그림과 다르지 않다고 들었다. ▲2005년 21살 때 처음 만났고, 당시 남편은 군 복무 중이었다. 20대 중반까지는 걱정 없이 연애했지만, 집안의 반대로 인해 잠시 헤어졌었다. 그 기간에도 연락을 이어갔고, 남편은 주전이 되겠다는 각오로 야구에 전념했다. 남편이 결국 주전 자리를 꿰차면서 다시 만나 결혼을 허락받았다. 그 시절을 돌이켜 보면 정말 드라마 같은 이야기다. 그 힘든 과정을 거쳤기에 결혼 후에도 웬만한 위기에는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아빠로서 김재호는 어떤 가장인가. ▲겉보기에는 자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운동선수 특유의 단단함과 엄격함이 있다. 첫째가 여린 편인데 그런 부분에는 엄격하다. 아이가 힘들어하거나 겁을 먹는 걸 잘 못 본다. 반면, 평소에는 매우 따뜻한 사람이다. 셋째가 운동 신경도 좋고 멘탈도 강해서 운동을 시켜보고 싶지만, 남편은 아직 어리니 기다리자고 한다.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할 때까지 아무것도 시키지 말자고 한다.
-지도자 김재호를 두산 베어스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 ▲예전에는 지도자가 되길 간절히 바랐지만, 요즘은 그 자리가 얼마나 힘든 자리인지 알게 되면서 남편의 결정을 존중하고 기다리기로 했다. 만약 그 길을 가게 된다면 본인이 확고한 결심을 가지고 시작했을 때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결정이 본인의 의지에서 나왔을 때 응원하고 싶다. 물론 운명처럼 두산 베어스로 다시 돌아가는 그 길을 언젠가 걸어갈 것으로 생각한다.
-인터뷰 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들었는데. ▲남편 별명 가운데 '김ㅋㅋ'가 있지 않나. 실책을 해도 웃으니까 안 좋은 댓글이나 DM도 정말 자주 받았다. 남편한테 그럴 때 안 웃으면 안 되냐고 말하니까 실책을 해도 웃는 이유가 있다고 했다. 거기서 인상을 쓰면 옆에 후배들도 표정이나 행동이 굳어버리니까 그렇게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서고, 즐겁게 야구를 보러온 팬들에게 인상 쓰는 걸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라고 말하더라. 실제로 은퇴 뒤 그런 남편의 미소가 힘이 됐다는 팬들의 댓글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결국 나는 일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쓴 거지만, 남편은 자기 소신을 끝까지 지킨 거더라. 생각보다 훨씬 더 단단한 사람이라는 걸 말하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남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먼저 남편이 은퇴하겠다고 할 때 오히려 내가 이기적으로 말리고 선택을 존중하지 못했던 게 미안했다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은퇴 뒤에도 유니폼을 입고 뛸 기회가 온 게 꿈만 같고 감사하다. 앞으로 어떤 길을 선택하든 전적으로 믿고 응원할 것이다. 슬럼프 때도 집에서는 단 한 번도 감정을 표출하지 않았던 남편에게 깊이 감사하고, 나도 그런 모습을 본받아 더 강한 아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그리고 '천재 유격수'라는 별명이 있지만, 사실 남편은 철저한 노력파 유격수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그 별명 뒤에 숨겨진 노력을 모두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사진=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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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별 팀순위
순위 | 팀 | 경기 | 승 | 무 | 패 | 승점 |
---|---|---|---|---|---|---|
1 | 리버풀 | 38 | 25 | 9 | 4 | 84 |
2 | 아스날 | 38 | 20 | 14 | 4 | 74 |
3 | 맨시티 | 38 | 21 | 8 | 9 | 71 |
4 | 첼시 | 38 | 20 | 9 | 9 | 69 |
5 | 뉴캐슬 | 38 | 20 | 6 | 12 | 66 |
6 | 에스턴 빌라 | 38 | 19 | 9 | 10 | 66 |
7 | 노팅엄 | 38 | 19 | 8 | 11 | 65 |
8 | 브라이턴 | 38 | 16 | 13 | 9 | 61 |
9 | 본머스 | 38 | 15 | 11 | 12 | 56 |
10 | 브렌트포드 | 38 | 16 | 8 | 14 | 56 |
11 | 풀럼 | 38 | 15 | 9 | 14 | 54 |
12 | 펠리스 | 38 | 13 | 14 | 11 | 53 |
13 | 에버튼 | 38 | 11 | 15 | 12 | 48 |
14 | 웨스트햄 | 38 | 11 | 10 | 17 | 43 |
15 | 맨유 | 38 | 11 | 9 | 18 | 42 |
16 | 울버햄튼 | 38 | 12 | 6 | 20 | 42 |
17 | 토트넘 | 38 | 11 | 5 | 22 | 38 |
18 | 레스터 시티 | 38 | 6 | 7 | 25 | 25 |
19 | 입스위치 | 38 | 4 | 10 | 24 | 22 |
20 | 사우샘프턴 | 38 | 2 | 6 | 30 |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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