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프리츠(미국, 4위)가 처음으로 윔블던 4강 고지를 밟았다. 작년 US오픈에 이어 두 번째 그랜드슬램 4강 진출이다. 프리츠는 올해 잔디코트 대회에서 실적이 가장 좋은 선수 중 하나이다. 그리고 현재 23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는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 2위)와의 빅뱅이 성사됐다. 올해 현재까지 잔디왕들의 맞대결 성사다.

프리츠는 8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단식 8강에서 카렌 하차노프(러시아, 20위)를 6-3 6-4 1-6 7-6(4)로 제압했다. 프리츠는 이날 경기에서도 16개의 에이스를 적중시키며 강서버의 위용을 보여줬다. 3세트를 내주기는 했지만 나머지 1,2,4세트에서는 통틀어 딱 한 번의 브레이크만 내줄 정도로 서브게임을 제대로 지킨 것이 주효했다.

프리츠는 이번 대회 초반이 험난했다. 1, 2회전에서 모두 2m가 넘는 거인들을 만나 고전했다. 1회전에서는 신흥 서브 머신, 지오바니 페치 페리카르(프랑스)에게 초반 두 세트를 먼저 내준 후 겨우 역전에 성공했고(6-7(6) 6-7(8) 6-4 7-6(6) 6-4), 2회전에서는 올해 첫 ATP 투어 타이틀을 따내며 상승세인 가브리엘 디알로에 역시 5세트 접전 끝에 겨우 이겼다(3-6 6-3 7-6(0) 4-6 6-3).

초반 라운드 탈락 위기를 넘기니 프리츠의 경기력이 더욱 올라왔다. 이후 경기들에서 프리츠는 초반 라운드에 비해 쉽게 승리하며 결국 윔블던 4강까지 올랐다. 프리츠의 직전 윔블던 최고 성적은 2022년, 2024년 8강이었다.

프리츠는 최근 슈투트가르트오픈과 이스트본오픈, 두 차례 잔디코트 대회를 연이어 차지했다. 상반기 하드와 클레이에서 약간 기복이 있는 모습이었으나 6월 잔디코트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올해 잔디코트 성적은 15승 1패에 달한다. 

프리츠의 4강 상대는 카를로스 알카라스다. 알카라스는 카메론 노리(영국, 61위)를 6-2 6-3 6-3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알카라스가 8강에서 승리하는 데에는 99분 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이는 알카라스의 이번 대회 최소 소요 시간이었다. 알카라스는 13개의 에이스를 터뜨렸는데, 첫서브 평균 속도는 시속 202km에 달했다.

올해 최고의 전성기 시즌을 보내고 있는 알카라스는 클레이시즌부터 23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다. 클레이코트에서의 상승세는 현재 잔디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ATP 500 영국 런던 HSBC오픈을 우승하며 벌써 시즌 다섯 번째 타이틀을 따냈다. 올해 하드, 클레이, 잔디를 모두 점령한 유일한 남자 선수다.

알카라스는 윔블던에서도 현재 19연승 중이다. 2023~24년 챔피언으로 로저 페더러(스위스, 은퇴) 이후 윔블던에서 가장 독보적인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프리츠와 알카라스의 상대전적은 알카라스 2전승이다. 올해에는 첫 맞대결이다.

올해 현재까지 잔디왕들의 진검 승부는 11일(현지시간)로 예정됐다. 두 선수는 이틀의 재정비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사진. 카를로스 알카라스 / 게티이미지코리아>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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