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선수 그레이스 김(호주)이 마지막홀 이글, 연장전 칩인 버디, 두 번째 연장전 끝내기 이글의 짜릿한 드라마를 쓰고 메이저 퀸에 등극했다.세계랭킹 99위 그레이스 김은 13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리조트GC(파71·6285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4번째 메이저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80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4언더파 67타를 치고 합계 14언더파 270타를 기록, 세계 2위 지노 티띠꾼(태국)과 공동선두를 이룬 뒤 두 번째 연장에서 이글을 잡고 승리했다. 우승상금은 120만 달러(약 16억 5000만원)다.그레이스 김은 18번홀(파5)에서 열린 첫 연장을 극적인 버디로 비긴 뒤 두 번째 연장에서 약 3m 남짓한 거리의 이글 퍼트를 넣고 두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티띠꾼이 2m가 안되는 버디 퍼트를 남겨놓고 있었으나 승부는 그대로 끝났다.첫 연장전에서는 그레이스 김이 세컨샷을 물에 빠뜨리고도 버디를 낚으며 기사회생했다. 1벌타를 안고 그린 옆 러프 지역에서 친 약 30m 거리의 4번째 칩샷을 그대로 홀에 넣어 먼저 버디를 기록했고, 티띠꾼은 그린 옆 러프에서 3번째 샷을 홀 2m 남짓 거리에 붙여 압박감 속에 버디 퍼트를 성공하고 두 번째 연장으로 향했다.그레이스 김은 이로써 LPGA 투어 데뷔 첫 해인 2023년 롯데 챔피언십(4월)에 이어 2년 3개월 만에 두 번째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거둬들였다. 첫우승 당시에도 성유진 등과 벌인 3명 연장전에서 승리했고 이번에도 연장에서 승리를 낚았다.공동선두 2명에 1타 뒤진 공동 3위로 출발한 그레이스 김은 이글 2개, 버디 4개, 더블 보기 1개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7번홀(파5) 칩인 이글 이후 버디 2개를 더하고 상승세를 타다가 12번홀(파4)에서 티샷이 러프에 빠지며 더블보기를 범했지만 15, 16번홀 연속 버디와 18번홀에서 이날 두 번째 이글을 더하며 단숨에 티띠꾼과 공동선두로 올라섰다.티띠꾼은 먼저 경기를 마친 아마추어 세계 1위 로티 워드(잉글랜드)와 경쟁에서 1타 차로 앞선채 18번홀을 맞아 승리를 확신하고 3번 만에 끊어가는 전략을 선택했으나 그레이스 김이 세컨샷을 핀 50㎝ 뒤에 붙이면서 분위기가 돌변했다. 티띠꾼은 약 1.5m 거리에서 친 버디 퍼트가 빗나가 파에 그쳤고, 그레이스 김이 가볍게 이글 퍼트를 쳐 넣어 동타를 이뤘다.올시즌 18번째 대회에서 또다시 시즌 첫 우승자가 나오면서 아직 한 명도 2승을 거두지 못한 기록도 이어가게 됐다. 티띠꾼이 우승하면 지난 5월 미즈호 아메리카스 오픈 이후 2개월 만에 시즌 2승 및 LPGA 투어 통산 6승이자 생애 첫 메이저 퀸에 오를 수 있었으나 무산됐다. 세계 1위 넬리 코르다가 공동 45위로 물러나면서 티띠꾼이 우승할 경우 새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었으나 불투명해졌다.한국선수 중에는 이소미와 최혜진이 공동 14위(8언더파 276타)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선두와 1타차 공동 3위로 최종라운드를 맞은 이소미는 이날 2오버파 73타로 뒷걸음질 쳐 생애 첫 메이저 우승과 2개 대회 연속 우승 앞에서 아쉽게 물러났다.한국선수는 이 대회가 메이저대회로 승격한 이후 2014년 김효주, 2016년 전인지, 2019년 고진영이 우승했으나 올해는 한 명도 톱10에 들지 못하는 아쉬운 성적표를 남겼다.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