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화 이글스는 어떻게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바라보나.

한화는 2018시즌 깜짝 가을야구 진출 이후 다시 암흑기에 접어들었다. 특히 한용덕 전 감독이 유니폼을 벗고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과정에서 극단적인 리빌딩을 실시했다. 30대 선수들을 거의 다 내보냈다. 그리고 경험 없는 20대 선수들만으로 부딪혔다.

팀을 끌고 갈 기둥이 없는 이 선택은 당연히 실패로 귀결됐다. 한화는 2022-2023 FA 시장에서 채은성, 이태양, 오선진에게 119억원을 투자하며 2015-2016 FA 시장의 정우람, 심수창 이후 오랜만에 외부 FA를 영입했다.

한화는 채은성 영입을 시작으로 2023-2024 FA 시장에서 안치홍, 2024-2025 FA 시장에서 엄상백과 심우준을 잇따라 영입했다. 공교롭게도 안치홍, 엄상백, 심우준은 올해 나란히 부진하다. 한화의 올해 전반기 1위에 이들은 주인공은 아니었다.

그러나 애버리지가 있는 외부 FA를 영입해 팀에 건전한 긴장감을 조성한 건 사실이다. 이들이 올해 부진해도 결국 계약기간 내의 어느 시점에 살아나 제 몫을 해주면 그 자체로 성공이다. 해당 포지션의 기존 선수들도 매년 야구를 잘 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경험 많은 선수들이 기둥을 형성해 팀에 좋은 문화를 만들고, 이끌어가는 건 종이에 찍히는 기록 이상의 효과를 낳는다. 한화가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건 굵직한 외부 FA들이 팀의 기존 리빌딩 기조에 적절히 융화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3년 연속 최하위가 유력한 키움 히어로즈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키움은 과거 한화의 실패를 답습하고 있다. 물론 한화의 극단적 리빌딩과 키움의 극단적 리빌딩은 약간의 차이는 있다. 비싸지 않은, 중저가 FA 영입 및 베테랑 방출생을 지속적으로 영입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키움의 이 기조는 실패다. 최주환을 제외하면 성적이 좋은 선수가 없다. 따라서 실제적 효과가 미미하다. 개인 성적이 지속적으로 나지 않으니 당연히 팀이 바라는 ‘기둥 효과’도 없었다. 수많은 베테랑 중에서 최주환 영입만 성공했다.

그렇다고 이 기조를 폐기해선 안 된다. 키움도 올 겨울 오히려 한화처럼 A급, S급 FA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모기업이 있는 9개 구단만큼 재정이 풍족한 팀은 아니다. FA 시장에서 경쟁이 붙으면 영입이 힘들다고 내부에서 하소연하는 목소리는 이해는 된다. A급 FA 영입 시도를 안 했던 건 아니다. 그리고 절대 돈 없는 팀이 아니다.

그러나 그걸 안 하면 방법이 없다. 지금처럼 극단적인 리빌딩, 아마추어 야구 씨앗이 말라가는 현실 속에 선수 팔아 치우고 유망주를 받는 트레이드만으로 먹고 살긴 정말 어렵다. 현재 지명권 트레이드를 통해 좋은 유망주를 많이 모았으니 성장할 수 있게 최대한 거름을 뿌려야 한다. 동시에 굵직한 외부 FA 영입에 나서서 팀 로스터에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현재 이 팀은 모든 파트에 굵직한 외부 FA가 필요하다. 외국인타자 2명이 아니라, 굵직한 외부 FA 타자 2명 영입이 필요하다.

결국 좋은 선수가 많아야 현재도 미래도 잡을 수 있다. 지금처럼 애버리지 없는 젊은 선수들과 전성기 지난 베테랑들만 가득한 로스터는 한계가 있다. 단장과 감독을 잘랐다고 끝난 게 아니다. 진짜 문제를 들여다보고 제대로 새 판을 짜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방향성을 과감하게 수정해야 한다. 틀을 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