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혁은 서울도곡초-휘문중-구리인창고 졸업 후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 9라운드 8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우완 투수다. 드래프트 순번에서 보이듯 지명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지난겨울부터 구속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조금씩 이름을 알렸다.

스카우트들은 유망주들의 현재 기량뿐 아니라 지금보다 더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 그 여백을 본다. 한화 스카우트는 키 184㎝의 원종혁이 아직 신체적 성장이 끝나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적중했다.

최근 2025 KBO 퓨처스 올스타전이 열린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만난 원종혁은 "중학교 때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프로 와서 하루에 2번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 보니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구속이 엄청나게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개인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원종혁은 인창고 2학년 시절 오른쪽 인대 재건술(MCL)을 받을 때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쉬지 않던 선수였다. 한화에 와서도 구단에서 준 스케줄 외에 개인적으로 웨이트 프로그램을 더하면서 체중을 92㎏까지 늘렸다.

그 결과 한화는 시속 158㎞의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파이어볼러를 김서현, 정우주 외에 한 명 더 얻게 됐다. 하지만 원종혁은 시속 158㎞를 찍은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올해 평균 시속 152㎞, 최고 158㎞까지 나왔는데 158㎞를 한 번 던진 것보단 그 구속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팔꿈치가 아파 올해가 (사실상) 첫 풀 시즌인데, 구속이나 체력이 조금 떨어졌다고 생각해서 관리를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자신만의 투구 밸런스를 찾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 부분에는 정우람(40) 한화 2군 불펜코치가 큰 도움을 주고 있었다. 정 코치는 현역 시절 특유의 유연함과 투구 밸런스로, KBO 투수 최초 1000경기 출장이란 대기록을 남긴 전설적인 투수다.

원종혁은 "프로 와서 나만의 투구 밸런스라는 것이 확실하게 없었다. 지난해 (정)우람 코치님이 오시고 나서 투구 밸런스적인 측면이나 투수로서 갖춰야 할 부분을 많이 알려주셔서 도움이 됐다. 지금도 퓨처스 코치님으로 계시면서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어떻게 밸런스를 되찾는지 훈련을 통해 몸에 기억하게 만들어주신다"고 밝혔다.

선발 투수가 아닌 불펜 투수를 꿈꿨다.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를 던질 줄 알지만, 자신의 강점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는 본인이 제일 잘 안다. 자신의 최고 무기인 강속구를 더 잘 살리기 위해 2구종 슬라이더의 구속도 늘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시속 120㎞ 후반의 슬라이더 구속이 올해는 141㎞까지 늘어나 상대 타자를 속이는 훌륭한 보조 구종으로 탄생했다.

원종혁은 "난 선발 투수보단 중간 투수에 더 매력을 느낀다. 전력투구가 내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꼭 마무리 투수라기보단 팀이 필요한 순간에 1이닝만큼은 팬들이 믿고 편안하게 경기를 볼 수 있는 투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은 시즌에는 1군에 한 번이라도 더 얼굴을 비치는 것이 목표다. 지난번 1군에 올라갔을 때 내 공을 잘 못 던졌는데, 다음에는 나라는 선수를 알릴 기회가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