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와 에런 저지는 대체 어디에 있었나?”16일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이 전례 없는 스윙 오프(연장전 홈런 더비)로 끝났다. 양대 리그 올스타 선수들은 9회 정규이닝을 6-6 무승부로 마쳤고, 연장전 대표 3명씩을 뽑아 홈런 더비 대결을 벌였다. 카일 슈워버(필라델피아)가 3차례 스윙 기회를 모두 홈런으로 연결하며 내셔널리그 올스타를 승리로 이끌었다.올스타전 스윙 오프는 2022년 도입됐다. 지루한 무승부와 투수 소모를 피하기 위해서다. 실제 적용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전에 없던 홈런 더비 대결은 호평을 받았지만, 단 하나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양대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이자 최고의 스타인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모두 빠진 것이다.아메리칸리그는 브렌트 루커(애슬레틱스), 란디 아로사레나(시애틀), 요나탄 아란다(탬파베이)를 대표로 내보냈다. 내셔널리그는 슈워버와 알론소 그리고 카일 스토워스(마이애미)로 이들에게 맞섰다. 당초 에우헤니오 수아레스(애리조나)가 대표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경기 도중 사구를 맞아 스토워스로 교체됐다. 6명 모두 올스타로 선발될 만큼 기량 좋은 선수들이지만 저지·오타니의 스타성에는 미치지 못한다. 아메리칸리그 3번째 타자로 나서 1개의 홈런도 치지 못한 아란다 같은 경우 애초에 장거리 타자도 아니었다. 전반기 11홈런으로 리그 전체 101위였다.

스포츠전문매체 ‘스포츠넷 뉴욕’은 “극적인 스윙오프로 승부가 갈렸다. 이후 가장 가장 자연스럽게 나온 질문은 ‘저지와 오타니는 어디에 있었느냐’는 것이었다”고 전했다.보도에 따르면 저지와 오타니 둘 다 이미 애틀랜타 트루이스트 파크를 떠나고 없었다. 둘은 경기 초반 교체된 뒤 그대로 전용기를 타고 경기장을 떠났다. 여기까지는 관례에 가깝다. 매년 MLB 슈퍼스타들은 후반기 개막전 짧은 휴식기를 최대한 즐기기 위해 올스타전 빠르게 교체돼 나간 뒤 먼저 떠나곤 했다. 그러나 올 시즌 전에 없이 연장 스윙 오프가 펼쳐지면서 두 사람의 빈 자리가 도드라진 것이다.규정에 따르면 올스타전 양 팀 감독은 예비 1명을 포함해 스윙 오프에 나설 타자 4명을 미리 선정해야 한다. 저지와 오타니 모두 참가를 거부했을 수 있다.‘부상 위험’이라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슈퍼스타급 선수들은 올스타전 선발로 나가 경기 초반 교체돼 나가는 게 일반적이다. CBS스포츠는 “자기 역할을 마치고 1시간 이상 쉰 선수를 다시 불러내 홈런을 치라고 내보내는 건 부상 가능성을 높이는 위험한 선택”이라고 전했다. 전반기 38홈런을 때렸고, 전날 홈런 더비에서 우승한 아메리칸리그 칼 롤리(시애틀)의 경우 6회 교체됐다. 롤리는 끝까지 경기장을 지켰지만, 그런 그를 다시 스윙오프에 내보낼 수는 없었다. 양팀 감독 모두 경기 후반에 들어갈 선수들 위주로 스윙 오프 명단을 짰다.스윙 오프 대결은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스윙 오프 활약으로 올스타 MVP로 뽑힌 슈워버는 “선수들 모두가 몰입해 있었다. 추가 이닝 없이, 부상 위험도 줄이고 좋은 아이디어 같다”고 말했다. FOX TV 중계로 나선 전 양키스 유격수 데릭 지터는 “처음에는 회의적이었지만 연장전보다 낫더라. 꽤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짜 스타’들이 스윙 오프에 참가했다면 훨씬 더 재미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올스타전 흥행 고민이 많은 MLB 사무국이 떠안은 새 숙제다.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