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주대은 기자 = 중국 청두 룽청을 이끌고 있는 서정원 감독이 공개적으로 구단 고위층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중국 '소후닷컴'은 17일(한국시간) "서정원 감독이 톄진 진먼후와 맞붙기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청두 룽청 구단 고위층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현했다. 양측의 갈등이 완전히 수면 위로 드러났다"라고 보도했다.

서정원 감독은 수원삼성 블루윙즈 사령탑을 거쳐 지난 2020년 청두에 부임했다. 당시 청두는 중국 갑급 리그(2부리그) 소속이었다. 서정원 감독 지휘 아래 청두는 지난 2022년 중국 슈퍼리그(1부리그)로 승격했다.

서정원 감독과 함께 청두는 전성기를 맞이했다. 지난 시즌엔 리그 3위를 기록하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LCE)에 진출했다. 이번 시즌에도 상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다만 최근 서정원 감독과 청두 고위층 사이 갈등이 생겼다. 정확한 사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중국 현지에선 청두 고위층이 서정원 감독과 계약 관련 약속을 어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서정원 감독은 18일 열리는 톄진 진먼후와 경기를 앞두고 "오늘 이 자리에선 원래 경기를 준비하려고 했다. 지금 이런 말을 해서 죄송하다. 매우 유감이다. 우리 팀은 현재 문제가 있다. 6개월 동안 계속 참았지만, 감독으로서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그저 방관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지난 겨울부터 구단은 우리 코치진을 신뢰하지 않았다. 의료팀 구성원과 통역을 해고했다. 모든 코치 계약은 3월이 돼서야 체결됐다. 현재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라고 더했다.

그러면서 "후반기에 세 개 대회에 출전하지만, 구단은 나와 아무런 소통을 하지 않았다. 난 선수 임대나 이적과 관련해서도 전혀 알지 못한다. 감독으로서 난 이런 상황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서정원 감독은 "그래서 난 한 가지를 분명히 하고 싶다. 구단이 우리 코치진을 만족스럽지 않게 여긴다면 빠르게 알려달라. 그래야 우리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하루 빨리 나와 대화해주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또 "청두싱청투자그룹이 우리 팀을 지원해 준 것에 감사하다. 또한 팬들의 응원에도 감사하다. 현재 우리는 우승을 향해 나아가고 있고 그 목표에 근접하고 있다. 그러나 나로선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전반적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부산아이파크 출신 호물로는 "우리 모두 매일 훈련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 난 우리 팀 선수, 코치진이 매우 프로페셔널하고 책임감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영진은 우리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라고 짚었다.

호물로는 "매우 안타까운 건 지난 5년 동안 우리가 쌓아 올린 것들이 인정받지 못했다는 점이다"라며 "구단이 지난 5년간 우리가 이뤄낸 노력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난 영원히 우리 코치진을 지지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내가 처음 이 팀에 왔을 때 중국 2부리그에 있었다. 지금 우리 팀이 어디에 있는지 봐라.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직면한 현실은 구단이 아마 이런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