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손흥민(LA FC)의 뒤를 이어 토트넘 홋스퍼의 새로운 주장으로 선임된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첫 경기부터 징계 위기에 놓였다.

토트넘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각) 이탈리아 우디네 스타디오 프리울리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망(PSG)과의 2025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2-2 무승부 후 승부차기 끝에 3-4로 패배했다. 치열한 접전 속에서 주장으로 첫 경기를 소화한 로메로는 후반전 충돌 사건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토트넘은 전반 39분 프리킥 상황에서 로메로가 머리로 떨군 공을 주앙 팔리냐가 슈팅으로 연결했고, 골대를 맞고 나온 볼을 미키 판 더 벤이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3분에는 페드로 포로의 프리킥 크로스를 로메로가 직접 헤더로 밀어 넣으며 추가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후반 막판 분위기가 급변했다. 후반 40분 교체 투입된 이강인이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추격골을 기록했고, 후반 추가시간에는 곤살루 하무스가 우스망 뎀벨레의 크로스를 다이빙 헤더로 마무리하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경기는 승부차기로 이어졌고, 토트넘은 판 더 벤과 마티스 텔이 실축을 범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날 로메로는 주장으로 첫 경기를 치렀다. 토트넘은 지난 13일 “로메로가 주장 완장을 차게 됐다. 지난 시즌 부주장이었던 로메로가 정식 주장으로 팀을 이끌고, 여름 이적시장이 마무리되면 새로운 주장단을 구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로메로는 첫 경기부터 징계 위기에 놓였다. 토트넘 소식을 다루는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로메로는 후반전에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와 충돌했고 선수들 간의 난투극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심판 출신 키스 헤켓은 이 장면을 문제 삼았다. 그는 “심판의 빠른 개입으로 상황은 진정됐지만, 당시 최소 두 장의 경고가 주어졌어야 했다. UEFA는 이번 사건을 재검토해 선수 통제 실패 여부와 징계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아이뉴스’는 “토트넘이 로메로를 주장으로 선임한 것은 실수였나”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로메로는 분명 재능과 투지를 갖췄지만, 성급한 성격으로 악명이 높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까지 주장으로 활약하며 차분함과 헌신으로 팀 전체의 존경을 받았다. 반면 로메로는 월드컵 우승이라는 화려한 이력을 갖췄지만, 지나친 성급함과 거친 성격이 단점으로 꼽힌다. 2021-22시즌 토트넘에 합류한 이후 지금까지 35장의 옐로카드와 4장의 레드카드를 받았다. 지난 시즌에는 토트넘 의료진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잡음을 일으킨 적도 있다.

결국 손흥민과 로메로의 리더십 차이가 첫 경기부터 드러났다. 득점과 투지를 보여줬지만, 동시에 팀을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는 위험한 성향도 노출됐다. 토트넘의 새로운 주장 선임이 성공적인 선택이 될지, 아니면 뼈아픈 실수가 될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