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선호 기자] 완패했지만 박수를 받았다. 

KIA 타이거즈가 2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6으로 완패했다. 전날 12-9로 승리하며 3연패에서 탈출했지만 이날은 상대 선발 라울 알칸타라의 위력에 막혀 1득점에 그치며 무릎을 꿇었다. 54승54패4무로 승률 5할로 복귀했다. 

패인은 수비였다. 3회초 선제점을 내준 이후 이어진 1사1,2루에서 선발 양현종이 투수 옆으로 흐르는 타구를 유도했다. 본능적으로 글러브를 내밀었지만 끝에 맞으며 타구 스피드가 죽어 내야안타가 됐다. 잡지 않았다면 유격수 병살로 이닝을 마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달려들던 유격수 박찬호가 1루에 악송구하면서 추가 1실점했다. 이어진 1,2루에서는 최주환의 타구를 1루수 오선우가 놓치면서 2루수 뒤로 굴절되는 바람에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아 4-0으로 점수차가 벌어졌다. 선발 양현종은 4실점을 안았지만 1자책이었다. 나머지 이닝은 모두 실점이 없었기에 아쉬운 3회 수비였다. 

타선이 알칸타라에게 5안타로 눌린 것도 패인이었다. 알칸타라는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1실점으로 막았다. 선발투수와 수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한 판이었다. 김기훈이 양현종의 뒤를 이어 7회 1사1,2루 위기를 막았으나 8회 안타 3루타 희생플라이를 내주고 2실점 승기를 건넸다. 

완패했지만 박수를 받은 선수도 있었다. 이날 2군에서 콜업을 받은 김석환이 7번타자 겸 좌익수로 출전해 첫 타석에서 우중월 솔로포를 가동했다. 알칸타라의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120m짜리 대형 아치를 그렸다. 시즌 2호 홈런이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타율 3할4푼9리 13홈런 OPS 1.098의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였다. 

이날 왼 발목 인대 손상으로 시즌을 마감한 이창진 대신 1군에 올라와 첫 타석에서 의미있는 한 방을 때렸다. 8회 네 번째 타석에서도 빗맞은 내야안타를 날려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홈런도 때리고 기분좋은 빗맞은 멀티안타까지 기록했다. 힘이 될 수 있는 활약도였다. 알칸타라도 "1구와 2구 포크를 던졌다. 직구를 노리는 것 같아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홈런을 맞았다. 상대가 잘 쳤다"며 칭찬을 했다. 

루키 투수 김정엽의 데뷔전도 멋졌다. 1-6으로 승기를 내준 가운데 9회초 등판해 세 타자를 깔금하게 아웃으로 잡았다. 첫 타자 박주홍과 10구 접전을 벌인끝에 3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송성문과 대결에서도 기죽지 않고 4구만에 2루 땅볼로 처리했다. 임지열은 초구에 1루 땅볼로 잡았다. 

모두 15개의 공을 뿌렸다. 직구 9개 커브 4개 슬라이더 2개였다. 최고구속은 148km, 평균구속은 146km를 찍었다. 커브의 각이 컸다. 전반적으로 스트라이크존 언저리에 탄착군이 형성됐다. 1만 명이 넘은 관중 앞에서 긴장되는 데뷔전인데도 침착하고도 자신감있게 이닝을 마무리하고 박수를 받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