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한휘 기자= 얼마 전까지 고작 4.3%에 불과했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이 어느새 67.1%까지 올랐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는 2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 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원정 더블헤더 2경기에서 내리 이겼다. 1차전은 6-0, 2차전은 8-0으로 연속 영봉승을 따냈다.

1차전은 선발 투수 슬레이드 세코니가 7이닝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이라는 호투로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타선에서도 '간판타자' 호세 라미레스(30호)를 필두로 조지 발레라(1호), 대니얼 슈니만(12호)이 대포를 가동했고, 보 네일러는 멀티 홈런(13, 14호)을 작렬했다.

5번이나 담장을 넘긴 클리블랜드의 화력은 2차전에서도 계속됐다. 홈런은 추가하지 못했으나 5회 초에만 안타 6개로 6득점을 몰아치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선발 투수 로건 앨런의 8이닝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호투도 곁들여졌다.

두 경기 내내 압도적으로 격차를 벌렸다. 이 승리로 클리블랜드는 지난 12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시작된 연승 행진을 무려 10경기로 늘렸다. 시즌 성적은 84승 71패(승률 0.542)가 됐다.

어느덧 아메리칸리그(AL) 중부지구 선두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85승 70패)와의 격차는 1경기까지 줄었다. 와일드카드 순위표에서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나란히 공동 3위에 자리한다. 와일드카드 2위 보스턴 레드삭스(85승 70패)와도 단 1경기 차에 불과하다.

이렇게 질주 중인 클리블랜드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포스트시즌은 '언감생심'이었다. 5할을 도저히 벗어나지 못하는 승률에 악재가 겹치며 팀 분위기가 크게 침체됐기 때문이다.

7월까지 클리블랜드의 성적은 54승 54패로 정확히 5할. 한때 디트로이트와는 15경기 반까지 차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가을야구 가능성이 크지 않아 트레이드설이 흘러나왔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뛰던 엠마누엘 클라세가 이탈하는 대형 사고가 터졌다.

클라세는 루이스 오르티스와 함께 불법 도박 혐의로 사무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조사 기간에는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심지어 승부조작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최악의 경우 MLB에서 퇴출당할 판이다.

이에 클리블랜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들다고 판단했다. 서비스 타임이 길게 남은 선수들은 지켰지만, 부상에서 회복 중이던 '에이스' 셰인 비버를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보냈다. 사실상의 '시즌 포기' 선언이었다.

그런데 클리블랜드가 이달 들어 10연승을 포함해 16승 4패(승률 0.800)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으로 질주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비버를 보냈음에도 월간 팀 평균자책점이 고작 2.12에 불과할 만큼 투수진이 탄탄하다.

6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하는 클리블랜드는 6명 중 단 한 명도 월간 평균자책점이 3점대를 초과하지 않는다. 유일하게 4점대였던 세코니도 오늘 호투로 3.12까지 평균자책점을 낮췄다. 심지어 조이 칸티요처럼 0.95라는 경악스러운 평균자책점을 선보이는 선수도 있다.

타선도 압도적이진 않으나 발목을 잡지 않고 제 역할은 해내고 있다. 불펜진 역시 클라세의 공백 속에서도 선전하면서 클리블랜드의 '미라클 런'에 힘을 보태고 있다.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클리블랜드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지난 11일 기준 4.3%에 불과했다. 그런데 열흘이 지난 현재 67.1%로 무려 15배나 올랐다. 이 흐름을 이어 2년 연속으로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을지 눈길이 간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