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하필 안 풀리는 최원준과 이우성이 병살타라니.

KIA 타이거즈의 승패마진 흑자가 이렇게 어려운 일일까. KIA는 15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17~18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까지 시즌 첫 4연승을 내달렸다. NC 다이노스, 키움 히어로즈와의 개막 5연전을 2승3패로 시작한 뒤 처음으로 승패마진 제로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어쩌면 20일 수원 KT 위즈전은 KIA에 제2의 개막전과도 같은 경기였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4연승에도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KIA가 힘으로 일궈낸 4연승은 아니었다고 냉정하게 분석했다. 지금도 부상 혹은 부진으로 패트릭 위즈덤, 나성범, 최지민, 임기영이 없다. 이들이 돌아와서 전열을 갖추고 제대로 싸워서 연승을 해야 팀에 힘이 생긴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범호 감독의 발언은 정확했다. KIA는 20일 수원 KT 위즈전서 3-5로 무릎을 꿇으면서 최근 4연승을 마감했다. 22승23패, 다시 승패마진 -1이 됐다. 윤영철은 확실히 재정비 후 괜찮은 모습이지만, 그렇다고 압도적이진 않다. 타선도 작년만큼의 응집력을 회복했다고 보긴 어려움이 있다.

KIA로선 KT 선발투수 조이현을 초반에 무너뜨리지 못한 게 결정적 패인이었다. 2회 무사 1,2루 찬스서 이우성의 삼진, 최원준의 2루수 병살타가 나왔다. 올 시즌 나란히 부진한 두 주전 외야수가 팀의 흐름을 바꿀 기회를 놓친 장면이었다.

이우성의 경우 초구 포크볼에 헛스윙을 한 뒤 2~3구 포크볼과 포심이 가운데로 들어오는 모습을 지켜보고 말았다. 야구가 안 풀리니 결과를 의식해 소극적인 대처를 하고, 그러면서 또 안 좋은 결과가 나오는 악순환이다.

최원준은 불카운트 2S의 불리한 상황서 가운데로 들어온 140km 포심을 잘 쳤다. 그러나 하필 2루수 정면으로 가고 말았다. 올 시즌 잘 맞은 타구가 잘 안 나오는 최원준인데, 그 타구는 너무 잘 맞아서 병살타가 되고 말았다. 타구가 너무 잘 맞은 채로 야수 정면으로 가면 아무리 발 빠른 타자주자라고 해도 병살타를 막기 어렵다. 최원준의 야구가 안 풀리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3회 2사 2,3루서 김도영의 우익수 뜬공도 KIA로선 아쉬웠지만, 4회 1사 1루서 나온 이우성의 유격수 병살타가 더욱 뼈 아팠다. 1B2S서 바깥쪽으로 향하는 슬라이더를 잡아당겼으나 유격수 병살타가 되고 말았다. 가볍게 밀었어도 2루수 정면으로 향할 수도 있었다. 어쨌든 KIA에 운이 안 따른 또 한번의 순간이었다.

이렇게 2~4회 기회를 놓쳐 버리니 KT 선발투수 조이현의 기는 살고, KIA는 KT 필승계투조를 상대할 수밖에 없었다. 9회 마무리 박영현을 흔들었으나 1사 1,3루 찬스서 변우혁의 삼진, 김태군의 중견수 뜬공으로 승부를 뒤집긴 어려웠다.

KIA는 9안타 1볼넷으로 3득점에 그치며 4연승 상승세도, 5할 승률도 깨졌다. 무엇보다 야구가 안 되는 선수들이 또 안 좋은 결과를 안고 경기를 마쳤다는 게 KIA로선 패배만큼의 데미지다. 아울러 농군패션의 효과도 4연승으로 끝났다. KIA는 4연승을 시작한 15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농군패션을 선보였다. 21일 수원 KT전서 곧바로 농군패션을 접을 것인지 지켜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