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LA 다저스에서 20승 시즌도 보냈던 좌완 투수 훌리오 유리아스(29)가 고국 멕시코에서도 대표팀과 리그 모두 뛸 수 없게 됐다. FA 대박을 앞두고 폭행을 저지른 대가로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징계를 받더니 고국에서도 외면받았다.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AS멕시코’에 따르면 오라시아 델 라 베가 멕시코프로야구(LMB) 회장은 유리아스가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멕시코 야구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베가 회장은 “유리아스는 멕시코리그에서도 뛸 수 없다”며 “그는 미국 당국이 정한 처벌 조건을 충족 못했다. 36개월 집행유예를 마치기 전까지 대표팀은 물론 리그에서도 뛸 수 없다”고 못박았다. 

유리아스는 2023년 9월4일 메이저리그 축구(MLS)를 보기 위해 LAFC 홈구장 BMO스타디움을 찾았으나 폭행을 저질렀다. 자신의 아내를 펜스로 밀치고, 머리와 어깨를 잡아당긴 폭력 행위가 목격자에 의해 신고됐다. 현장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된 유리아스는 이튿날 보석금 5만 달러를 내고 풀렸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행정휴직 처분을 내렸다. 다저스 구단도 유리아스를 빠르게 손절했다. 구장 내 벽화부터 클럽하우스 라커까지 그의 흔적을 모두 치웠고, 시즌 후 FA로 풀리며서 관계를 정리했다. 

지난해 4월 LA카운티 지방 검찰청은 배우자 구타 1건, 불법 감금 1건, 폭행 1건, 데이트 관련 가정 폭력 2건 등 5건의 경범죄 혐의로 유리아스를 기소했다.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처벌을 받아들인 유리아스는 36개월 집행유예, 30일 사회봉사활동, 52주 가정폭력 상담 과정을 이수하는 처벌을 받았다. 

사법 절차가 끝난 뒤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지난 3월 유리아스에 대한 징계를 내렸다. 가정폭력, 성폭력 및 아동학대 방지 조약 위반에 따라 올해 전반기까지 유리아스에게 출장정지 징계를 결정했다. 오는 7월18일부터 징계에서 해제된다. 

사법 절차와 사무국 조사가 진행된 지난해 1년을 통째로 쉰 유리아스는 멕시코리그에서 실전 복귀 과정을 밟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고국도 받아주지 않으면서 제동이 걸렸다. 1년 반 실전 공백 기간을 감수하고 어느 팀이 데려갈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멕시코 출신 좌완 투수 유리아스는 2016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2023년까지 8시즌 모두 다저스에 몸담으며 통산 158경기(122선발·717이닝) 60승25패4세이브8홀드 평균자책점 3.11 탈삼진 710개를 기록했다. 다저스가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을 탈환한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세이브를 거두며 우승 순간을 장식하기도 했다. 

2021년부터 풀타임 선발을 돌며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2021년 32경기(185⅔이닝) 20승3패 평균자책점 2.96 탈삼진 195개로 활약하며 내셔널리그(NL) 다승·승률(.870) 1위에 올랐고, 2022년에도 31경기(175이닝) 17승7패 평균자책점 2.16 탈삼진 166개로 활약했다. NL 평균자책점 1위, 사이영상 3위로 최고 시즌을 보냈다. 

FA 시즌이었던 2023년에는 햄스트링 부상 여파 속에 21경기(117⅓이닝) 11승8패 평균자책점 4.60으로 고전했지만 FA 투수 최대어로 평가받았다. 당시 27세로 나이가 젊고, 특급 FA 투수 매물이 시장에 많지 않았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고객이라 유리아스 몸값은 2억 달러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됐다. 

FA 초대박을 앞두고 있었지만 순간 분을 이기지 못하며 부와 명예, 20대 후반 전성기를 한꺼번에 날렸다. 앞서 2019년 5월에도 여자친구 폭행으로 2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던 유리아스는 2015년 8월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가정폭력, 성폭력, 아동학대 방지 조약을 맺은 뒤 처음으로 두 번이나 징계받은 선수가 됐다. 고국 멕시코에서도 퇴출당한 유리아스를 받아줄 메이저리그 팀이 있을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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