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2025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MLB)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3번 타자 및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타수 안타 타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76에서 0.275(189타수 52안타)로, OPS(출루율+장타율)도 0.781에서 0.775로 하락했으나 2경기 연속 타점을 올리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1회 우익수 뜬공, 3회 2루수 땅볼로 물러난 이정후는 팀이 2-1로 앞선 5회말 득점권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의 안타와 실책으로 무사 1,3루에서 나선 이정후는 캔자스시티 선발 마이클 로렌젠을 상대로 적시타를 날렸다.

1구 바깥쪽 체인지업에 헛스윙을 한 이정후는 이후 로렌젠의 존을 크게 벗어나는 공에 방망이를 참아냈다. 체인지업에 파울을 기록한 이정후는 풀카운트 승부에서 높게 제구된 커브를 통타,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이날 안타는 이정후의 올 시즌 성공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예시였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20일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를 영입하게 된 계기를 상세히 전하며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활약을 통해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의 빅리그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나 샌프란시스코가 주목한 건 이정후의 화려한 컨택트(배트 투 볼) 기술이었다. 매체는 "빅스타들이 번개처럼 빠른 배트 스피드를 자랑하는 반면 이정후는 가장 느린 배트 스피드로 안타를 연타한다"며 "그의 배트 스피드는 시속 68.7마일(110.6㎞)로 리그 평균인 시속 72마일(115.9㎞)보다 훨씬 낮은 하위 11%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타구 속도 또한 마찬가지다. 이정후의 평균 타구 속도는 시속 88.3마일(142.1㎞). 부진했던 지난해 89.1마일(143.4㎞)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근소하지만 리그 평균인 88.5마일(142.4㎞)에도 못 미치고 있다.

그럼에도 자신만의 기술로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매체는 "배트 스피드와 타구 속도에서 부족한 부분을 타석에서 공을 정확히 맞히는 능력과 인플레이로 타구를 보내고 헛스윙을 거의 하지 않는 정교한 타격으로 충분히 만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많은 땅볼 타구를 양산하며 어려움을 겪었는데 약점이었던 몸쪽 공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1루 쪽으로 우측 발을 열어두는 오픈 스탠스를 33도에서 41도까지 더 벌린 것이 큰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몰리는 공엔 강하게 힘을 실어 때리고 까다로운 공은 무리하게 힘을 쓰기보다는 가볍게 걷어내며 안타를 만들어내는 이정후의 특별한 기술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KBO리그 이정후가 통산 타율 1위(0.340)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는데 이정후에게 오랫 동안 관심을 갖고 있었던 샌프란시스코 또한 잘 알고 있는 부분이었다.

잭 미나시안 단장은 "정말 놀랍다. 그런 종류의 배트 컨트롤은 보통 보기 힘들다"며 "그는 항상 몸을 잘 컨트롤했다. 한 쪽 다리를 세우라고 해도 균형을 완벽히 잡으며 서있을 것이다. 균형을 잃고 스윙할 때에도 손은 좋은 위치에 유지하며 비교적 강한 타구를 만들어낸다"고 극찬했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