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7)가 무려 100타석 만에 볼넷을 얻어냈다. 모처럼 2볼넷 경기를 펼치며 출루율을 끌어올렸다.

이정후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벌어진 2025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홈경기에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 3타수 1안타 2볼넷으로 3출루 활약을 펼쳤다.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이정후는 시즌 타율이 2할7푼5리에서 2할7푼6리(192타수 53안타)로 소폭 상승했고, OPS도 .775에서 .786으로 올랐다. 

샌프란시스코는 4-8로 패했지만 이정후에겐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날이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우측 2루타를 쳤는데 그 과정이 무척 좋았다. 캔자스시티 우완 불펜 조나단 볼란이 1~5구 연속 바깥쪽으로 집요하게 승부했지만 이정후는 배트를 내지 않고 침착하게 공을 골라냈다. 

풀카운트에서 6구째 가운데 들어온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우익수 오른쪽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보냈다. 타격 직후 전력 질주한 이정후는 헬멧이 벗겨지며 2루로 슬라이딩을 들어갔다. 시즌 14호 2루타. 상대 투수 바깥쪽 유인구에 말리지 않았고, 존 안에 들어온 공을 장타로 연결하며 대응력을 보여줬다. 

4회 2사 1,2루에선 모처럼 볼넷을 얻었다. 우완 스티븐 크루즈에게 5구 만에 볼넷을 얻었다. 볼카운트 3-1에서 5구째 시속 93.7마일(150.8km) 커터가 몸쪽 깊게 들어와 왼쪽 뒷다디를 맞을 뻔 했지만 가까스로 피하며 1루로 걸어나갔다. 시즌 12호 볼넷이자 5월 첫 볼넷으로 무려 100타석 만에 기록한 볼넷이었다. 

앞서 이정후의 가장 최근 볼넷은 지난달 25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5회 3번째 타석에서 얻은 것이었다. 이후 23경기 연속 볼넷이 없었다. 이 기간 이정후는 타율 2할1푼5리(93타수 20안타)로 타격 사이클이 눈에 띄게 떨어졌는데 몸에 맞는 볼 1개 외에는 추가 출루가 없었다. 

그 사이 이정후의 시즌 타율도 3할3푼3리에서 2할7푼5리로 떨어졌다. 타격감이 떨어질 때는 볼넷을 한두 개씩 꾸준히 얻어야 타율 관리가 되는데 최근 3주 넘게 이정후는 볼넷을 얻지 못했다. 이 기간 4타수 1안타만 12경기. 1안타를 쳐도 볼넷이 없다 보니 타율이 조금씩 계속 깎이고 말았다. 

KBO리그 시절에도 이정후는 7시즌 통산 3947타석 383볼넷으로 볼넷율이 9.7%로 높은 편이 아니었다. 메이저리그에 와선 지난해와 올해는 각각 6.3%로 줄었다. 배드볼 히터 성향이 강한 이정후라 볼넷이 많지 않지만 최근 한 달 사이 이게 두드러졌다. 선구안이 크게 나쁜 선수가 아니라 이 정도로 볼넷이 안 나온 것은 기현상이라고 할 만했다. 

하지만 이날 이정후는 24경기, 100타석 만에 볼넷을 얻어냈다. 내친김에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캔자스시티 우완 필승조 루카스 얼섹과 6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또 골라냈다.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존에 들어온 바깥쪽 포심 패스트볼을 쳤지만 파울이 됐고, 5~6구 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모두 바깥쪽 높게 존을 벗어나는 볼이 되면서 1루에 다시 걸어나갔다.  

시즌 4번째 2볼넷 경기로 3출루에 성공한 이정후. 만약 볼넷이 없었더라면 4타수 1안타 또는 5타수 1안타 경기로 타율이 또 깎일 수 있었지만 이날은 볼넷 2개로 타율을 소폭 끌어올렸다. 출루율도 3할1푼5리에서 3할2푼2리로 상승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