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하는 캡틴, 부상으로 한 달여 결장 중인 핵심 수비수, 여행금지국가에 혼자 들어가야 하는 핵심 미드필더.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6월 A매치 명단발표를 앞두고 받아든 난제다.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은 26일 서울 신문로의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과 더불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9, 10차전에 소집될 선수들의 명단을 발표한다. 한국은 6월 6일(한국시간) 오전 3시 15분 이라크 원정, 6월 10일 오후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홈 경기를 갖는다. 두 경기에서 승점 1점만 따면 자력으로 본선 진출이 확정되기 때문에 크게 유리하다. 외신에서는 사실상 진출 확정이나 다름 없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런 가운데 주장 손흥민의 몸 상태는 여전히 좋지 않다. 토트넘홋스퍼에서도 주장인 손흥민은 발 부상으로 4월 초부터 5월 초까지 약 1개월 동안 결장했다. 5월 들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두 경기에서 32분, 74분 출장하면서 시간을 늘려 왔고 마침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 나설 준비가 된 듯 보였다. 그러나 22일 결승전에서 손흥민은 교체 출장해 23분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이어 PL 최종전까지 결장하면서 몸 상태가 온전치 못하다는 걸 드러내고 말았다.

유로파리그 결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시 확인했을 때 손흥민의 부상 회복 상태가 제대로 경기를 소화하기에는 미진하다는 결론이 난 것으로 보인다. 소속팀에서 손흥민의 보호를 위해 경기에서 배제하는 가운데 대표팀 소집이 가능할지가 화두다.

김민재의 경우 상황은 더 나쁘다. 김민재는 4월 말부터 쭉 결장 중이다. 지난해 10월부터 반 년 정도 왼쪽 발목 아킬레스 건염을 달고 소속팀 바이에른뮌헨 및 대표팀 경기를 소화하다가 결국 탈이 났다. 지난 3월 A매치 소집 기간에도 제외됐지만 고작 2주 정도 휴식으로 나을 수 없는 상태였다. 결국 바이에른은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이 확정되어가던 시기부터 김민재에게 휴식을 줬다. 완치를 위해서는 최소 5주 휴식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대표팀 소집 은 5주가 채 안 된 시점이다.

이강인의 경우 몸 상태는 비교적 좋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컨디션이 좋지 못한 시기도 있었지만 파리생제르맹(PSG)의 주전 경쟁에서 약간 밀린 것이 오히려 휴식과 컨디션 조율에는 호재일 수 있다. 경기를 아예 못 뛴 것도 아니다. 4월 말부터는 선발로만 4경기를 소화했다. 주전이 아닌 건 아쉽지만 이 정도 출장 시간이면 과거 소속팀 경쟁에 힘들어하던 유럽파 선배들보다 훨씬 나은 상황이고,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데는 문제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의 문제는 이라크 이동이다. 이라크는 테러 위험 및 정치적 불안정 등의 이유로 여행금지국가로 지정돼 있다. 대표팀은 철저한 보안과 경비 속에서 이동해야 한다. 취재진 및 원정팬은 없고 대표팀 인원과 체류시간 모두 최소한으로 진행해야 한다. 유럽파 대부분은 한국에서 함께 이동할 수 있다. 이미 시즌이 끝난 리그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강인은 유럽 빅 리그에서 가장 늦게 열리는 경기인 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 PSG가 진출했기 때문에 6월 1일에 독일 뮌헨에 있어야 한다. 한국을 경유할 수 없고, 이라크로 바로 이동해야 하는데 이런 일정인 유럽파는 이강인 한 명뿐일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의 수송과 경호에 대한축구협회가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