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25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한화에 7-8로 패했다. 이로써 30승 3무 21패가 된 롯데는 31승 21패가 된 한화에 밀려 0.5경기 차 3위로 물러났다.

창과 방패의 대결로도 관심을 끈 시리즈였다. 이번 시리즈 전까지 롯데는 팀 타율 리그 1위(0.291), 한화는 평균자책점 1위(3.24)로 각자 강점이 뚜렷했다. 한화가 6점을 낸다면 쉽게 이길 것으로 예상됐다. 올 시즌 한화는 롯데를 만나기 전까지 6점을 선취한 14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선발 평균자책점 1위(3.22)의 5인 로테이션과 함께 한승혁-김서현으로 이뤄진 탄탄한 한화 뒷문에 상대는 좀처럼 역전하지 못했다. 한화는 7회까지 앞선 경기서 KT(21승 1무), 키움(10승 무패)과 함께 패하지 않은 세 팀 중 하나였다.

그 아성이 롯데를 상대로 흔들릴 뻔했다. 24일 경기에서 한화는 평균자책점 1.96으로 리그 에이스급 성적을 내던 터커 데이비슨을 상대로 무려 6점을 뽑았다. 하지만 롯데는 류현진을 상대로 고승민, 빅터 레이예스의 연속 적시타 등을 묶어 3점을 뽑아 조용히 때를 기다렸다. 류현진이 내려가고 다시 한번 타선이 폭발했다. 7회 박상원을 상대로 손호영의 2루타, 장두성의 2타점 적시타로 5-6 추격에 성공했고 캡틴 전준우가 투수 앞 땅볼에도 전력 질주로 동점 타점을 뽑았다.

끝내 역전까지 성공했다. 베테랑들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연장 10회초 나승엽의 안타, 전민재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무사 1, 2루에서 유강남이 절묘한 희생번트로 득점권 찬스를 창조했다. 한화 내야가 홈 아웃을 위해 전진 수비를 하자, 손호영이 2루수 키를 살짝 넘기는 절묘한 2타점 적시타로 경기를 끝냈다.

25일 경기는 더욱더 극적이었다. 한화는 좀처럼 장타를 치지 못하던 에스테반 플로리얼과 노시환이 홈런포를 터트리며 2회 만에 6-0 리드를 가져갔다. 4회까지 침묵하던 롯데는 문동주를 상대로 5회에만 홈런 없이 6점을 뽑아 단숨에 균형을 맞췄다. 6-7로 패색이 짙던 9회초 2사에서는 전준우가 극적인 좌월 솔로포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비록 연장 10회말 투수진의 자멸로 경기를 내주긴 했으나, 모두를 긴장케 한 롯데의 저력이었다.

이날 10회초를 공 9개로 틀어막아 시즌 2승째를 거둔 한화의 특급 신인 정우주는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한 이닝이 6점을 뽑으니까 불펜에서 봤을 때 엄청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감탄하며 "롯데는 쉬어갈 타순이 없기 때문에 정말 긴장돼서 불펜에서 공도 더 많이 던지고 올라갔다"고 긴장됐던 당시를 떠올렸다.

롯데 타선이 상대에게 이토록 위협을 줄 수 있는 건, 예년보다 단단해진 마운드의 힘도 한몫한다. 올 시즌 롯데는 개인 커리어하이를 향해 달려가는 마무리 김원중을 필두로 셋업맨 정철원이 강력한 뒷문을 구축하고 있다. 그와 함께 정현수, 송재영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베테랑 김상수와 김강현이 마당쇠 역할을 하면서 부족한 이음새를 메워주고 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