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혜성은 환상적인 활약을 펼친다.”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김혜성(26)에게 병 주고 약까지 준다. 21일(이하 한국시각) 다저블루에 위와 같이 얘기했다. 그러면서 “나이가 좀 더 많고, KBO리그에서 프로로 활약했기 때문에 달튼 러싱보다 더 타석에 섰다. 확실히 1주일에 2~3경기를 매끄럽게 소화하고 처리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다저블루는 5월 초에 빅리그에 올라온 김혜성과 달튼 러싱의 활약상을 돌아봤다. 역시 김혜성의 역할 확대 여부가 관심사다. 김혜성은 올 시즌 32경기서 74타수 28안타 타율 0.378 2홈런 12타점 14득점 출루율 0.418 장타율 0.541 OPS 0.959.

플래툰이 아닌, 백업이다. 좌투수에게 네 차례밖에 기회를 못 얻은 게 문제가 아니다. 최근에는 우투수가 선발로 나와도 벤치에 앉는 경우가 많다. 단, 주전 좌익수 마이클 콘포토가 시즌 내내 부진하다. 지난 19~20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홈 경기서는 주전 중견수 앤디 파헤스가 좌익수로 이동하고 김혜성이 중견수로 선발 출전하기도 했다.

토미 에드먼이 발목이 썩 좋지 않아서 2루수로만 출전한다는 게 다저블루의 설명이다. 물론 다저블루는 김혜성이 주전 2루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결국 김혜성이 주전으로 나가려면 콘포토의 출전시간을 줄이고 중견수로 나가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단, 콘포토도 1년 1700만달러를 받는 선수라서 안 쓸 수는 없다.

때문에 김혜성이 기존 주전들 중 누군가 다치지 않는 한 올 시즌에는 백업으로만 뛸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럼에도 최근 MLB.com의 내셔널리그 신인상 모의투표에서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업계에서 김혜성을 인정했다는 의미가 크다.

로버츠 감독은 다저블루에 “김혜성은 능력주의 체제에서 기회를 얻었다. 벤치에 4~6일간 앉아 있다면 좋은 타석을 기대해선 안 된다. 그는 더 일관된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거기서부터 시작하겠다”라고 했다.

다저블루는 로버츠 감독이 앞으로 콘포토의 출전시간을 줄이고 김혜성의 출전시간을 늘릴 준비가 됐다고 했다. 또한, 김혜성이 좌투수에게도 기량을 증명했다면서, 로버츠 감독이 우투수에게 생산력을 증명하면 좌투수에게도 다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던 사실을 언급했다.

종합하면 로버츠 감독도 김혜성의 놀라운 활약을 모르는 건 절대 아니다. 그러나 로스터에 있는 비싼 선수들, 베테랑들을 두루두루 쓰면서 시즌을 운영해야 하는 입장에서 김혜성에게만 무한정으로 기회를 더 주기 어려운 현실은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로버츠 감독이 김혜성을 좀 더 팍팍 쓰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분명히 있다. 선수는 감독이 기용하는 만큼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