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롯데가 지난달 '에이스' 찰리 반즈(30)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알렉 감보아(28)를 영입하자 팬들은 그의 불같은 강속구에 주목했다. 감보아는 메이저리그에서 뛴 적은 없지만 마이너리그 최상위 레벨인 트리플A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로 최고 구속 99마일(159km)까지 찍었던 경력을 갖추고 있었던 것.

감보아의 투구는 KBO 리그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감보아는 지난 20일 사직 삼성전에서 6이닝 4피안타 4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시즌 4승째를 챙겼다. 롯데 유니폼을 입은 후 5경기에 나온 감보아는 30⅓이닝을 던져 4승 1패 평균자책점 2.37을 기록하며 일약 '에이스'로 떠올랐다.

도대체 감보아는 어떻게 파이어볼러가 될 수 있었던 것일까. 그저 타고난 재능으로 강속구를 던지는 것일까.

감보아는 명문 구단인 LA 다저스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던 선수다. 비록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기회는 얻지 못했지만 다저스의 시스템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감보아는 다저스에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구속이 증가할 수 있었다고 믿는다. "다저스라는 명문 구단에 있으면서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다"라는 감보아는 "원래 구속이 89~91마일(143~146km) 정도 나왔는데 구단 전력분석팀과 코칭스태프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구속이 늘었다. 2년 전에는 99마일(159km)까지 기록했다. 100마일(161km)을 찍어보고 싶은데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다저스가 선수 개인을 면밀히 분석해 숨은 능력을 끄집어내는데 능통하다는 의미다.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에 입단한 김혜성도 다저스의 권유에 따라 타격폼을 수정했다. 다저스는 김혜성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빅리그에 통할 수 있는 타격 자세를 권했다. 김혜성은 새로운 타격폼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빅리그에서 타율 .378를 치면서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김혜성과 달리 감보아는 끝내 빅리그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다저스는 지난 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올해도 '슈퍼팀'을 구성하면서 월드시리즈 2연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워낙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많은 만큼 웬만해서는 빅리그 로스터로 올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감보아는 "다저스에서만 7년을 있었다. 워낙 로스터가 빡빡해서 나도 깨고 나가기 힘들다고 생각할 무렵에 롯데로부터 오퍼를 받았다"라면서 "롯데에게서 제안을 받자마자 한국인 선수들에게 물어봤고 그들은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다저스의 선진 시스템을 통해 파이어볼러로 거듭난 그는 이제 롯데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증명하고자 한다. 실제로 KBO 리그를 거치고 다시 메이저리그로 돌아간 사례가 적지 않다. 게다가 아직 20대의 젊은 나이이기에 지금과 같은 투구를 이어간다면 충분히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선수다. 과연 감보아가 앞으로 어떤 투구를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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