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반격이 시작됐나.

KIA 타이거즈 외야수 최원준(28)에게 올 시즌의 절반은 끔찍했다. 5월에만 문책성 한 차례 포함 두 차례 2군에 다녀왔다. 사실 6월에 1군에 컴백한 이후에도 타격감이 팍팍 올라오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주 5경기서 19타수 9안타 타율 0.474 1타점 2득점으로 살아날 기미를 보였다.

최원준은 통산타율 0.281이다. 아주 정교한 타자라고 하긴 어렵지만, 저연차 때부터 타격에 소질이 있다고 평가받은 이유가 정교함이었다. 전임 감독들은 최원준이 꾸준히 3할을 치는 교타자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에 비하면 최원준은 다소 부침이 있다. 2020년 123경기서 타율 0.326, 2021년 143경기서 타율 0.295를 찍었으나 이후 하락세다. 상무 복무 직후이던 2023시즌 67경기서 타율 0.255에 머물렀다. 작년엔 136경기서 타율 0.292로 회복하긴 했다. 어쨌든 2020년 이후 다시 3할의 벽을 못 넘고 있다. 2017년 72경기서 타율 0.308을 기록했으나 애버리지(능력치)가 3할이라고 보긴 어렵다.

올 시즌 시련이 2023년보다 깊다. 3~4월 30경기서 타율 0.222, 5월 8경기서 24타수 2안타 타율 0.083에 머물렀다. 그러나 6월엔 지난주 5경기의 맹타에 힘입어 마침내 3할을 찍었다. 17경기서 66타수 20안타 타율 0.303 1홈런 5타점 9득점이다.

그동안 최원준의 부활을 위해 타격코치, 전력분석, 이범호 감독까지 팔을 걷어붙여왔다.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난다고 보면 된다. 지난주를 기점으로 타이밍도 조금씩 맞아가고, 힘 있는 타구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 최원준의 기분을 상승시켜줄 결정적 사건은 역시 21일 인천 SSG 랜더스전 9회말 결정적 보살이었다. 5-5 동점이던 9회말 2사 1,2루서 박성한의 우전안타를 홈 보살로 연결했다. 전진수비를 한 상태서 잘 맞은 타구가 최원준의 계산대로 정확하게 왔다. 앞으로 달려 나오면서 타구를 걷어낸 뒤 홈으로 정확하고 강하게 송구,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여유 있게 잡아냈다. 풀카운트여서 주자들이 자동 스타트를 했음에도 최원준의 수비가 너무나도 좋았다.

사실 최원준은 올해 타격부진으로 수비까지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기록된 실책은 3개지만, 본헤드 플레이도 적지 않았다. 5월21일 수원 KT 위즈전 1회말에 장성우의 평범한 뜬공을 놓친 게 대표적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이 장면을 안일했다고 판단, 곧바로 교체한 것도 모자라 문책성으로 2군까지 보냈다.

그러나 알고 보면 올해 보살 4개로 7개의 안현민(KT), 권희동(NC 다이노스)에 이어 외야수 최다 3위다. 어깨가 강하고, 송구도 정확한 선수다. 타격이 살아나면서 수비 집중력이 더 생겼는지 몰라도, 어쨌든 KIA를 구하면서 자신의 경기력까지 증명한 사례였다. 확실히 좋은 궤도에 진입했다고 봐도 될 듯하다.

물론 최원준에게 아직 갈 길이 멀다. 55경기서 타율 0.233 4홈런 16타점 23득점 7도루 OPS 0.614, 득점권타율 0.149다. 전반기 막판, 후반기에 더 힘을 내야 KIA도 선두권에 올리고 예비 FA로서 자존심을 세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