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6월의 폭주다. ‘1조361억원의 사나이’ 후안 소토(뉴욕 메츠)가 지미 폭스를 넘어 메이저리그(MLB) 기록을 세웠다.소토는 26일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홈경기에 3번·우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2안타 2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메츠의 7-3 승리를 이끌었다.소토의 안타 2개는 모두 홈런이었다. 이로써 소토는 통산 27번째 멀티홈런 경기를 만들어냈다. 이로써 소토는 27세 이전 가장 많은 멀티홈런 경기를 만들어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종전 기록은 폭스의 26경기였다.폭스는 1920~1930년대 MLB를 풍미한 전설의 강타자다. 통산 타율 0.325, 534홈런, 1922타점을 기록했는데 17세 어린 나이에 MLB에 데뷔해 어지간한 최연소 기록은 다 갖고 있었다. 무시무시한 비거리의 홈런으로 별명이 ‘짐승(The Beast)’이었다. 소토 역시 19세 나이에 MLB에 데뷔한 뒤 MLB를 대표하는 타자로 올라섰다.이날 소토는 1-1로 팽팽히 맞선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애틀랜타 선발 디디에르 푸엔테스를 상대로 초구 93.8마일(약 151㎞) 패스트볼을 통타,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날렸다. 이어 7회말 네 번째 타석에서 애틀랜타의 불펜 투수 오스틴 콕스의 5구째 92.4마일(약 148.7㎞) 패스트볼을 받아쳐 또 솔로홈런을 쳤다.

지난해 뉴욕 양키스에서 타율 0.288, 41홈런, 109타점의 엄청난 성적으로 애런 저지와 함께 공포의 ‘쌍포’를 구축했던 소토는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시장에 나왔다.명백한 ‘최대어’였던 소토를 잡기 위해 양키스와 메츠, LA 다저스, 보스턴 레드삭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이 치열한 쟁탈전을 펼쳤다. 그리고 결국 ‘부자 구단주’ 스티브 코헨이 있는 메츠가 15년 7억6500만 달러(약 1조361억원)의 천문학적인 금액을 제시하며 손에 넣는데 성공했다. 이는 바로 직전 해 오타니 쇼헤이가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맺은 10년 7억 달러를 넘어서는 역대 최대규모 계약이었다.많은 기대 속에서 소토는 메츠와 함께 올 시즌을 출발했다. 하지만 소토의 출발은 실망스러웠다. 5월까지 타율 0.231, 9홈런, 27타점에 그치며 몸값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하지만 6월 들어 대반전이 시작됐다.소토는 6월에 들어 타율 0.325, 출루율 0.485, 장타율 0.753, 10홈런, 18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특히 소토는 6월에만 23개의 볼넷을 얻어내고 있는데 메츠 역사상 월간 ‘10홈런-20볼넷’을 기록했던 선수는 1987년 5월의 대릴 스트로베리에 이어 소토가 두 번째다.소토는 시즌 성적을 타율 0.256, 출루율 0.398, 장타율 0.500, 19홈런, 45타점까지 끌어올렸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역대 최악의 ‘먹튀’가 되는 듯 했던 소토였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MLB닷컴은 소토가 지금 페이스를 그대로 이어가면 OPS 0.898에 38개의 홈런과 132개의 볼넷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