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LG 트윈스가 트레이드 영입생 천성호의 활약을 앞세워 올 시즌 첫 9회 역전승을 거뒀다. 더불어 클린업 타자 오스틴 딘도 지명타자로 출전하며 체력 부담을 덜었다. LG가 첫 경기부터 트레이드를 단행한 이유를 보여줬다.

LG는 26일 오후 6시30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펼쳐진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wiz와 원정경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LG는 43승2무31패로 2위를 유지했다. 1위 한화 이글스(44승1무30패)와의 거리는 여전히 1경기차다.

LG와 kt의 이날 경기는 양 팀의 트레이드 이후 첫 경기여서 큰 관심을 모았다. LG는 25일 좌완 임준형을 내주고 내야수 천성호, 포수 김준태를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했다. 좌완 함덕주가 부상을 털고 돌아오는 상황에서 좌완투수 자원을 한 명 보내는 대신 타선 보강을 택한 것이다.

그런데 천성호와 김준태가 과연 LG 타선을 강하게 만들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천성호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96을 기록할 정도로 유망한 자원이지만 1군에서는 25일까지 타율 0.209를 작성했다. 통산 타율도 0.264로 눈에 띄지 않는 성적이다. 아직 1군에서 통한다고 확신하기 어려운 자원이었다.

김준태 또한 1군 통산 타율 0.230에 불과한 타자. 올 시즌엔 아예 1군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2025시즌 퓨처스리그에서도 타율 0.192로 부진했다.

그럼에도 LG가 이들을 선택한 이유는 클린업 타자 오스틴, 문보경, 박동원에게 휴식을 부여할 자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오스틴과 문보경은 크고 작은 잔부상들에 시달리고 있다. 이로 인해 6월 들어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하지만 이들을 대신해 들어갈 자원이 없었다. 이영빈, 문정빈, 김민수, 김주성 등이 차례대로 실험대에 올랐지만 공,수 모두에서 실망스러운 모습만 남겼다. 이로 인해 문보경과 오스틴은 최근 체력 관리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수비를 했고 좀처럼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천성호는 1,3루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다. 수비가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1군 통산 214경기를 출전했을 정도로 다른 LG의 코너 내야 백업 자원들보다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더불어 타격 잠재력이 큰 선수다. 오스틴과 문보경에게 휴식을 줄 수 있는 자원인 셈이다.

김준태도 마찬가지다. 올 시즌 LG는 포수 박동원의 수비이닝을 줄이는 방안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현재 2번째 포수 이주헌의 수비이닝을 늘리는 방법으로 박동원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으나 경험이 부족한 이주헌이 공을 자주 흘리는 등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이로 인해 LG는 3번째 포수로 김성우를 낙점하고 1군 엔트리에 올렸으나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1군 경험이 일천한 김성우의 수비이닝을 증가시키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운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1군 통산 518경기에 출전했던 김준태가 조금이라도 박동원의 수비이닝을 덜어준다면, 박동원은 최상의 몸상태로 타격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염경엽 감독은 26일 경기에서 천성호를 1루수로 기용하고 지명타자 자리에 오스틴을 투입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는 "(문)보경이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수비를 하지않고) 쉬어야하는 몸상태"라며 천성호를 3루로 활용해 문보경의 체력을 아낄 복안을 드러냈다. 더불어 김준태도 박동원의 체력 문제를 해소시킬 수 있는 자원이다. LG의 이번 트레이드 목적은 클린업 타자들의 체력 관리에 있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