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대구 이정원 기자] "많이 노력한 흔적이 보여요."

한화 이글스 투수 김기중이 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김기중은 지난 11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신인 투수 정우주에게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 2군으로 내렸고, 김경문 한화 감독은 김기중을 시즌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올렸다. 당시 한화에는 왼손 불펜 투수가 필요했다.

김기중은 콜업 전까지 퓨처스리그에서 9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와 1패 평균자책 4.87을 기록했다.

콜업 이후 세 경기 나왔는데 모두 실점 없이 이닝을 처리하고 있다. 11일 대전 두산전에서는 팀이 9-1로 앞선 9회 올라와 안타 2개를 허용했지만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18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팀이 0-6으로 뒤진 4회 2사 3루에 나섰다. 선발 엄상백이 3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5탈삼진 6실점(5자책)으로 흔들렸다. 김기중은 이날 팀의 패배로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불펜 투수들의 체력을 세이브하는 큰 역할을 해냈다. 57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4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또한 2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김기중은 또 한 번 팀에 힘이 됐다. 이날 경기 역시 팀이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지만 김기중은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3⅓이닝 2피안타 1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선발 라이언 와이스가 3이닝만 소화하고 내려간 상황에서 불펜 투수들의 체력 부담을 덜 수 있었다.

김기중은 5회 2사 1루에서 올라왔다. 김성윤에게 안타, 구자욱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지만 6회부터 차분하게 자신의 공을 던졌다. 르윈 디아즈와 박병호를 범타로 돌렸고, 강민호 타석에서 노시환의 포구 실책이 나왔지만 류지혁을 파울 플라이로 처리했다.

7회에는 1사 이후 이재현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김지찬 타석에서 병살타를 가져왔다. 8회는 깔끔한 삼자범퇴. 김성윤과 박승규를 땅볼로, 디아즈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현재까지 1군 3경기 8⅓이닝 4탈삼진 무실점. 물론 필승조로 경기에 나서며 빛을 보고 있는 건 아니지만, 마운드 위에서 꿋꿋이 공을 던지는 김기중을 보며 김경문 감독도 박수를 보낸다.

26일 만난 김경문 감독은 "2군에서 자기 스스로에게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지난 경기 투구도 그렇고, 전날도 우리가 실책을 하면서 7점을 줘 내용이 안 좋았다. 그러다가 10점 이상 주면 그런데 기중이가 잘 막아줬다. 칭찬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김기중은 매송중-유신고 출신으로 2021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2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2021년 데뷔 시즌부터 기회를 받았다. 그러나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인 건 아니다. 2021시즌 15경기 2승 4패 평균자책 4.70, 2022시즌 5경기 2패 평균자책 6.00, 2023시즌 37경기 1승 3패 1홀드 평균자책 4.63, 2024시즌은 27경기 5승 4패 평균자책 6.56 이었다.

2군에서도 눈에 띄는 기록을 보인 건 아니다. 2군 통산 42경기 7승 6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 4.31 이었다.

조동욱, 권민규 등 1~2년차 좌완 후배 선수들이 1군 엔트리에 진입할 때 2군에서 포기하지 않고 땀을 흘리며, 기회를 노렸다. 그리고 기회를 잡았다.

김기중이 앞으로도 한화 마운드에 힘을 더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