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신인왕 0순위로 불리던 LG 트윈스 좌완 송승기가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송승기는 28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해 2⅓이닝 71구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7실점에 그쳤다. 올해 개인 최소 이닝, 최다 실점 경기였다. 타선이 똑같이 KIA 선발투수 김도현을 두들긴 덕분에 패전은 면했다.

송승기는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2.57로 리그 3위였다. 최정상급 외국인 에이스 1위 SSG 랜더스 드류 앤더슨(1.94) 2위 한화 이글스 코디 폰세(2.04) 다음이 송승기였다. 국내 선발투수 가운데는 1위였다.

하지만 이날 대량 실점하면서 시즌 평균자책점은 3.25까지 치솟았다. 평균자책점 순위는 리그 15위까지 떨어졌다. 국내 선수 가운데는 5위가 됐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0㎞까지 나왔다. 직구(38개)에 슬라이더(15개) 체인지업(7개) 커브(6개) 포크볼(5개)을 섞었다. 구위로 KIA 타자들의 방망이를 제압하지 못해 계속 맞아 나가는 모양새였다.

송승기는 1-0으로 앞선 2회초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우중간 2루타를 얻어맞으면서 휘청했다. 1사 후 김석환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이어진 1, 2루 위기에서 김호령에게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아 1-1이 됐다. 이어 김태군에게 좌월 적시 2루타를 허용해 1-2로 뒤집혔다. 계속된 1사 2, 3루 위기에서 박민에게도 좌전 적시 2루타를 내줘 1-3으로 벌어졌다. 좌익수 김현수가 빗맞은 타구를 처리하려고 앞으로 대시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이창진의 중견수 희생플라이까지 더해 1-4가 됐다.

위기는 한 이닝으로 끝나지 않았다. 3회초 선두타자 위즈덤에게 좌월 솔로포를 얻어맞으면서 무너졌다. 위즈덤에게 볼카운트 1B2S에서 결정구로 던진 포크볼을 위즈덤이 제대로 걷어 올렸다. 점수는 1-5.

계속된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형우가 우중간 안타를 쳐 송승기를 더 압박했다. 송승기는 1사 1루 김석환 타석 때 발이 빠르지 않은 1루주자 최형우를 괜히 견제하다 악송구 실책을 저질러 2루로 보냈다. 그 결과 김석환에게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적시 3루타를 허용해 1-6까지 벌어졌다.

LG 벤치가 결국 움직였다. 계속된 1사 3루 위기에서 이지강이 공을 넘겨받았다. 이지강은 김호령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김태군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2사 1, 3루에서 박민에게 좌익선상 적시 2루타를 허용해 1-7이 됐다. 송승기의 마지막 책임주자마저 득점해 7실점이 됐다.

송승기는 야탑고를 졸업하고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9라운드 87순위로 LG에 입단했다. 1군에서 2022년 7경기 8⅓이닝, 2023년 1경기 1이닝 등판에 그친 뒤 상무에서 군 문제부터 해결했다. 군 복무를 마친 송승기는 올해 선발 기회를 얻어 날개를 폈다.

송승기는 앞선 14경기에서 8승을 챙기면서 신인왕 0순위로 떠올랐다. KT 위즈 강타자 안현민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 승승장구만 하던 송승기에게 한 차례 큰 고비가 왔다. 이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중요할 듯하다.

잠실=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