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기성용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K리그1 포항스틸러스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구단은 기성용을 영입하며 중원 전력을 한층 강화했다. 기성용은 2006시즌 FC서울에 입단해 2009시즌까지 활약하며 K리그 최고의 유망주로 떠올랐다"라며 기성용 영입 소식을 전격 발표했다.

이어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2010년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진출했고 스완지시티, 선덜랜드, 뉴캐슬, 마요르카 등에서 활약하며 전성기를 이어갔다. 또한 한국 국가대표팀의 핵심 미드필더로 A매치 110경기에 출전했고, FIFA 월드컵 3회 연속 출전(2010, 2014, 2018),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2015 아시안컵 준우승이라는 화려한 기록을 남겼다"라며 기성용의 경력을 설명했다.

기성용이 팀에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도 언급했다. 포항은 "경기 조율 능력과 넓은 시야, 정확한 전진 패스를 갖춘 기성용은 포항의 빌드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줄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볼 소유, 롱패스, 축구 지능 등 그의 강점은 포항의 중원을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데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올해로 프로 데뷔 20년 차를 맞은 기성용은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특히 ‘유망주 부자 구단’으로 불리는 포항의 젊은 자원에게는 ‘축구 멘토’가, 고참 선수들에게는 ‘중심축’이 돼 줄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을 떠나 포항에 입성한 기성용은 “국내에서 처음 이적하는데 설레기도 하고 기대도 많이 된다. 포항이라는 명문 구단에서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멋진 일들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즌이 반 이상 지났는데 후회 없이 한 경기 한 경기 준비할 생각이다. 팬분들의 기대가 큰 만큼 스틸야드에서 보답하겠다. 포항의 축구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처럼 훌륭한 경력과 다양한 능력을 갖춘 기성용은 최근 국내 축구계에서 뜨거운 감자로 통했다. 지난달 오랫동안 몸담았던 서울을 떠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곧바로 서울 팬들은 단단히 화가 났다. 팀의 명실상부한 레전드인 기성용을 하루 아침에 떠나보내게 되자, 서울 김기동 감독과 구단에 책임을 묻기 시작했다.

이에 기성용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을 생각하며 무겁고 죄송한 마음으로 글을 올린다. 얼마 전 감독님과 대화를 통해 내가 앞으로의 계획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제 은퇴해야 하는 시점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이 은퇴를 만류했고, 자연스레 더 뛸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욕심일 수도 있지만, 선수로서의 마지막을 이렇게 무기력하게 끝내고 싶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포항의 박태하 감독님께서 가장 먼저 제가 필요하다며 연락을 주셨다. 이에 이적을 결정했다"라며 본인의 이적을 공식화했다.

곧바로 서울 팬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서울은 지난달에 있었던 K리그1 포항전에서 4-1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결과와 별개로, 서울 팬들은 이날 경기 내내 "김기동 나가"를 외쳤다. 또한 응원 보이콧을 선언한 뒤, 기성용의 개인 응원가만을 불렀다.

게다가 경기 후에는 일명 '버스 막기'를 시전하며 김기동 감독이 해명을 내놓을 때까지 버텼다. 이에 김기동 감독은 "간담회를 열겠다"라며 상황을 마무리했고, 지난 1일 서울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팬 일부를 초청해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후 서울 서포터즈 '수호신'은 응원 보이콧을 철회한 뒤, 2일에 있었던 코리아컵 전북현대전에서 열렬한 응원을 펼쳤다.

이로써 국내 축구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기성용 이적 이슈가 얼추 마무리됐다. 이제 기성용은 서울이 아닌 포항의 '검빨 유니폼'을 입고 K리그1 무대에서 계속 활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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