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 '천재 유격수' 김재호가 진짜 작별을 고했다. 은퇴경기 특별 엔트리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김재호는 1회초 2아웃까지 수비를 소화한 뒤 자신의 등번호를 물려받은 박준순과 교체됐다. 

김재호는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전에 6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김재호는 지난해 21년 현역 생활을 뒤로 하고 은퇴를 결정했다. 김재호는 개인 통산 1793경기, 1235안타, 54홈런, 600타점, 661득점, 581볼넷, 79도루, 출루율 0.356, 장타율 0.366의 기록을 남겼다. 

1793경기 출전은 두산 프랜차이즈 역대 최다 경기 출전 기록(2위 안경현·1716경기)이다. 두산 구단 유격수 출전 기준 안타, 타점, 홈런 등 대다수의 기록도 김재호가 보유했다.

두산은 6일 경기에서 이유찬(3루수)~정수빈(중견수)~제이크 케이브(우익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김재호(유격수)~오명진(2루수)~강승호(1루수)~추재현(좌익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을 앞세웠다. 

조성환 대행은 6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우선 김재호 선수가 선발 라인업에 들어가서 처음 이름이 불리는 걸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교체 시점은 경기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 타순은 양의지, 김재환, 김재호 순서의 그림을 생각했다"며 "상대 팀 이강철 감독님께 미리 양해를 구했다. 이 감독님도 흔쾌히 잘 보내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우리는 괜찮다고 얘기해주셨다"라고 밝혔다. 

조 대행은 김재호 교체 시점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과연 언제 교체될지 주목이 쏠린 가운데 김재호는 시구 뒤 팀 동료들과 함께 1회초 수비에 나섰다. 

두산 선발 투수 최승용이 1회초 선두타자 김상수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후속타자 김민혁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2아웃 뒤 두산 벤치에서 교체 사인이 나왔다. 김재호는 자신의 등번호를 물려받았던 박준순에게 52번 유니폼을 벗어 입혀줬다. 그리고 관중들을 향해 인사한 뒤 팀 동료들과 하이 파이브를 하면서 그라운드에서 물러났다. 

두산 벤치는 3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유찬을 유격수, 박준순을 3루수로 이동하도록 지시했다. 최승용은 1회초 마지막 타자 안현민을 상대했고, 공교롭게도 그 타구는 유격수 땅볼로 향해 이닝이 끝났다. 

김재호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간 달았던 자신의 52번 유니폼을 박준순에게 물려주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52번 유니폼의 대관식 개념으로 박준순과 교체되는 장면이 완성됐다. 

두산 관계자는 "선발 라인업 포함과 이닝 중 교체, 그리고 유니폼 교환식까지 모두 조성환 감독대행의 아이디어다. 선발 출전과 경기 막판 교체를 두고 고민했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팬들을 위해 더 좋겠다는 판단했다. 또한 1이닝을 소화하지 않고 이닝 도중 교체해 팬들에게 응원과 함성을 받고 그라운드를 떠나길 바라는 의도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김재호는 "52번 유니폼은 내게도 큰 의미가 있다. 이 등번호를 달고 주전으로 도약해 우승을 이루는 등 각별하다. (박)준순이는 물론 (이)유찬이, (오)명진이 등 후배들이 내야를 지키고 있다. 이들 모두가 두산베어스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두산은 1회말 케이브의 1타점 선제 적시타로 리드를 먼저 잡았다. 하지만, 두산은 선발 투수 최승용이 3회초와 4회초 각각 2실점을 허용하면서 5회초 현재 1-4로 끌려가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