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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야구 예능 출연’ 40세 천재 유격수, 왜 지도자 꿈 놓지 않았나 “조금 다른 야구이지만 많이 배울 것, 지도자 위해”
[OSEN=잠실, 이후광 기자] 프로야구 현역 은퇴 후 대다수의 스타플레이어가 야구 예능 프로그램으로 유출되고 있는 상황. ‘천재 유격수’ 김재호도 그 중 한 명이지만, 대다수의 은퇴 선수들과 달리 야구 예능을 밑거름 삼아 현장 지도자로 복귀하겠다는 약속을 남겼다.
2024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김재호는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12차전에서 은퇴식을 가졌다.
김재호는 은퇴선수 특별 엔트리를 통해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KBO는 2021시즌에 앞서 은퇴하는 선수가 은퇴식에서 엔트리 등록이 필요할 경우 기존 엔트리 정원을 초과해 등록하는 걸 허용했다. 구단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은퇴선수에 대한 예우를 차릴 수 있는 기회를 제도화했다.
김재호는 김태균, 박용택, 나지완, 오재원, 더스틴 니퍼트, 정우람, 박경수, 김강민에 이어 은퇴선수 특별엔트리에 등록된 역대 9번째 선수가 됐다. 은퇴식 날 6번 유격수 선발 출전이 성사되면서 작년 10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이후 276일 만에 1군 무대를 밟게 됐다. 그리고 1회초 2사 후 교체될 때 자신의 등번호 ‘52’를 새긴 슈퍼루키 박준순에게 유니폼을 전달하는 대관식을 통해 완전한 은퇴를 알렸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김재호가 어떤 선수였냐는 질문에 “현역 시절 한 번 만나서 같이 키스톤콤비를 해보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나는 2루수여서 같이 하고 싶은 욕심이 났다”라며 “지도자가 돼서 한 팀으로 만난 김재호는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좋은 선수였다. 팀에 계속 좋은 영향을 미쳤고, 나도 여러 가지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기억에 많이 남는다”라고 좋은 기억을 떠올렸다.
‘천재 유격수’라는 타이틀 뒤에는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조 대행은 “내야수들이 김재호 선수처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는데 김재호보다 더 열심히 하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만큼 김재호라는 이름을 지키기 위해서 열심히 달려오지 않았나 싶다. 좋은 기억밖에 없다”라며 “하나 덧붙이면 수비 훈련을 할 때 김재호보다 진지하게 하는 선수는 아직까지 없다”라고 경의를 표했다.
적장인 이강철 감독도 김재호의 현역 커리어를 높게 평가했다. 2018년 두산 수석코치로 김재호와 함께 한 이 감독은 "방망이만 좋아서는 야구를 오래할 수 없다. 허경민 김재호 둘 다 수비로 1군에 올라왔다. 감독 입장에서는 수비가 좋으면 방망이가 손해 봐도 계속 쓴다. 타격 기회를 계속 얻으니 타격도 향상된다"라며 "김재호는 수비가 되니까 백업으로 시작해 주전이 됐다. 그러면서 이렇게 레전드 대우받으면서 은퇴하게 됐다. 어린 선수들이 그런 점을 잘 알았으면 좋겠다. 수비가 돼야 올라오는데 다들 방망이만 잡고 있다. 김재호는 야구도 잘했고 짜증나게 수비를 잘했다. 같이 경기하면 짜증이 났다. 1, 3루에서 땅볼이 가면 무조건 병살이었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중앙고를 나와 2004년 두산 1차지명된 김재호는 2014년 주전으로 도약해 세 차례 우승(2015·2016·2019) 주역으로 활약했다. 특유의 넓은 수비 범위와 영리한 플레이, 압도적인 송구 능력을 바탕으로 2015~2016년 KBO 골든글러브 유격수 부문 2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김재호의 프로 통산 성적은 21시즌 1793경기 타율 2할7푼2리(4534타수 1235안타) 54홈런 600타점으로, 1793경기 출장은 역대 베어스 프랜차이즈 최다 기록이다.
김재호는 은퇴 후 SPOTV 해설위원 및 야구 예능 ‘불꽃야구’ 멤버로 제2의 커리어를 보내고 있다.
다음은 김재호의 은퇴 기자회견 일문일답이다.
-은퇴경기 뛰게 된 소감
굉장히 긴장되고 선수 때 루틴으로 잠을 청했다. 출근 시간도 선수 때 루틴 그대로 맞춰서 했다. 운전하면서 ‘나 왜 이렇게 심장이 떨리지?’ 싶었다. 확실히 선수 때로 다시 돌아가니까 긴장이 되더라.
-은퇴식 눈물이 날 거 같나
안 울 거다. 모르겠다. 내가 생각보다 냉정하다. 그런데 누가 옆에서 울면 울 거 같다. 옆에서 누가 안 울었으면 좋겠다.
-선수 김재호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선수생활하면서 좋았던 시기보다 안 좋았던 시기가 더 길었던 선수다. 좋았던 짧은 시간들이 많이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힘든 시간에 겪었던 마음 또한 나한테 큰 재산이다. 야구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배운다고 하는데 나는 정말 많은 야구 속에서 많은 걸 깨닫고 많은 걸 배웠다. 21년간 좋은 인생이었다.
-야구장에 출근하면서 많은 팬들과 마주했을 텐데
사인을 다 못 해드려서 죄송한 마음이 컸다. 마음은 다 해드리고 싶었는데 워낙 스케줄이 빡빡하다보니 어려웠다. 너무 감사했다. 은퇴하고 나서 많은 팬들이 사랑해줬다는 걸 또 한 번 느꼈다. 나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난 인기가 없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는데 은퇴하고 나서 많은 영상, 댓글을 보니 많은 분들이 김재호의 야구를 사랑해주셨다는 걸 느끼게 됐다. 뭉클했다.
-해설위원으로 본 두산 야구는
공교롭게도 내가 나가고 나서 성적이 안 좋아서 내가 너무 책임감 없이 떠났나 싶었다. 매년 두산이 가을야구를 했고 사람들이 많은 기대를 하지만 현실을 생각해야 한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제2의 김재호가 되려는 선수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제는 그 선수들이 경쟁을 해서 그 자리를 뺏어야한다. 어떤 사람이 독한 마음을 먹고 그 자리를 쟁취하려고 하느냐가 중요하다. 하루하루 흘려보내지 말고 어떻게 하면 내가 프로야구 선수로 성공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인생은 한 번 뿐이니까 후회를 안 했으면 좋겠다.
-감독대행이 김재호 만큼 훈련을 진지하게 하는 선수를 본적이 없다고 했는데
100% 동의한다. 나는 남들이 봤을 때 노력을 안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무턱대고 많이 한다고 노력이 아니다. 그걸 얼마나 느끼고 생각하느냐가 노력이다. 나 같은 경우 거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많이 훈련했다. 내가 선수라서 후배들을 가르치진 못했다. 그들이 못 크면 나 스스로 훈련을 통해서 그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훈련을 진지하게 임했다. ‘이래라 저래라’가 아닌 행동으로 많이 보여주려고 했다.
-현역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15년 우승을 했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초등학교 이후 우승해본 적이 없었다. 우승을 해보고 싶었는데 프로 와서 내가 주전이 아니었지만, 두산은 계속 2위를 한 시기가 많았다. 좋은 경기를 하고 좋은 멤버를 구축했어도 우승 못한 시리즈가 많아 눈물을 흘렸는데 2015년 앞서 흘린 눈물을 보상받는 우승을 하면서 행복의 눈물을 많이 흘렸다.
-지도자 생각도 있나
지도자 생각은 당연히 있다. 야구선수라면 당연히 지도자로서 해보고 싶은 위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지금 어떻게 보면 야구를 하고 있지만, 조금 다른 야구(불꽃야구)를 하고 있다. 그 속에서 또 배움이 있다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야구를 잘했던 선배들이 많아서 그 선배들이 어떤 훈련 루틴으로 야구하는지 옆에서 지켜보면 그 또한 내가 배울 수 있다. 나한테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지도자로 가기 전에 배운다고 생각하면서 지금의 위치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가족에게 한마디 한다면
부모님께 감사하다. 많이 실망도 시켰고 그 뒤에 효도도 할 수 있었다. 바르게 자라는 데 부모님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어머니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아버지가 이 자리에 함께 못하는 게 은퇴를 준비하면서 가장 마음이 아프다. 아버지가 은퇴식을 못 보고 가셨다는 게 걸린다. 아버지 때문에 내가 야구를 할 수 있었다. 아버지한테 마지막까지 조금 더 멋진 아들이 되고 싶었는데 그걸 못 보여드려서 마음이 아프다. 결혼해서 아내가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다. 선수로서 스트레스 안 받게 하기 위해서 집에서 눈치도 많이 봤고. 그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난 선수라서 이기적인 마음으로 살 수 밖에 없었는데 그 긴 시간을 묵묵히 보내준 아내에게 감사하다.
-김재호에게 두산이란 팀은
처음에는 날 선택해줬고 나중에는 내가 선택한 팀이다. 후회가 없는 팀이다. 많은 추억을 갖게 해줬고, 좋은 선수들 만나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던 팀이다. 죽을 때까지 남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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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별 팀순위
순위 | 팀 | 경기 | 승 | 무 | 패 | 승점 |
---|---|---|---|---|---|---|
1 | 리버풀 | 38 | 25 | 9 | 4 | 84 |
2 | 아스날 | 38 | 20 | 14 | 4 | 74 |
3 | 맨시티 | 38 | 21 | 8 | 9 | 71 |
4 | 첼시 | 38 | 20 | 9 | 9 | 69 |
5 | 뉴캐슬 | 38 | 20 | 6 | 12 | 66 |
6 | 에스턴 빌라 | 38 | 19 | 9 | 10 | 66 |
7 | 노팅엄 | 38 | 19 | 8 | 11 | 65 |
8 | 브라이턴 | 38 | 16 | 13 | 9 | 61 |
9 | 본머스 | 38 | 15 | 11 | 12 | 56 |
10 | 브렌트포드 | 38 | 16 | 8 | 14 | 56 |
11 | 풀럼 | 38 | 15 | 9 | 14 | 54 |
12 | 펠리스 | 38 | 13 | 14 | 11 | 53 |
13 | 에버튼 | 38 | 11 | 15 | 12 | 48 |
14 | 웨스트햄 | 38 | 11 | 10 | 17 | 43 |
15 | 맨유 | 38 | 11 | 9 | 18 | 42 |
16 | 울버햄튼 | 38 | 12 | 6 | 20 | 42 |
17 | 토트넘 | 38 | 11 | 5 | 22 | 38 |
18 | 레스터 시티 | 38 | 6 | 7 | 25 | 25 |
19 | 입스위치 | 38 | 4 | 10 | 24 | 22 |
20 | 사우샘프턴 | 38 | 2 | 6 | 30 |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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