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한화 1~4선발 만나면 쉽지 않지, 거의 70~80% 승리 카드 아니야. 이변이 없더라고."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올해 한화 이글스 선발진을 이야기하다 혀를 내둘렀다.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류현진-문동주까지 4명은 너무도 탄탄하게 돌아가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거액 78억원에 영입한 엄상백이 5선발 자리에서도 고전하고 있는 게 유일한 흠. 그래도 나머지가 워낙 공략이 쉽지 않으니 엄상백의 부진이 어느 정도 가려질 정도다.

전반기 3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한화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3.35로 리그 1위다. 한화가 선두를 질주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폰세는 11승, 와이스는 10승을 거뒀다. 전반기에 10승 투수가 2명 이상 나온 구단은 현재 한화가 유일하다.

롯데와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는 한화를 부지런히 쫓아가고 있다. 공동 2위 롯데, LG는 3.5경기차, 4위 KIA는 4경기차다. 전통의 인기 구단 '엘롯기'가 상위권 싸움을 펼치는 동시에 오랜 시간 최하위권을 전전하던 한화를 쫓아가는 그림이 그려지니 어느 해보다 야구 인기가 뜨거울 수밖에 없다. KBO 역대 최초로 전반기에 700만 관중을 돌파할 수 있었던 이유다.

물론 당사자들은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재미있는 게 아니라 하는 사람은 피 말린다"고 말하며 웃은 뒤"서로 비슷비슷하니까. 연패만 안 빠지면 이 순위에서 계속 왔다 갔다 할 것 같다. 누가 연승을 치고 나가느냐의 싸움"이라고 전망했다.

피 말리는 순위 싸움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베테랑 김 감독은 후반기 마지막까지 지금과 같은 양상을 그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KIA는 한화-LG-롯데 3강 구도를 깰 가장 위험한 팀이다. 지난해 통합 우승 팀 KIA는 올해도 1강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나성범 김도영 김선빈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이탈하는 바람에 하위권을 전전하다 이제야 제자리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부상 선수들의 빈자리를 채웠던 1.5군, 2군급 선수들이 급성장하면서 뎁스가 매우 두꺼워졌다. 6월부터 상승세를 탄 상황에서 후반기에 부상자들까지 차례로 합류하면 한화만큼이나 위험한 팀이 될 전망이다.

김 감독은 "거의 마지막 10경기까지? 끝까지 순위 싸움을 할 것 같다. 1~2위권 팀의 차이도 크지 않고, 4~7위까지 경기차도 3경기 이내다. 순위 싸움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후반기 들어 더 큰 폭의 순위 변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