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중국 축구가 야심 차게 내놓은 '황금세대'마저 '공한증'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무너졌다. 성인 대표팀이 최근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에 0-3으로 완패한 데 이어 아우들까지 한국에 무릎을 꿇었다.

세대와 무대를 가리지 않는 한국전 연패는 중국 축구가 지난 10년간 쏟아부은 막대한 투자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과의 근본적인 격차를 전혀 좁히지 못했다는 냉혹한 현실을 증명한 셈이 됐다.

중국 16세 이하(U-16) 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중국 선양의 선양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중국 4개국 축구대회 최종전에서 김현준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6 대표팀에게 3-4 대역전패를 당했다.

중국은 경기 시작 단 7분 만에 수비수 루치정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한국은 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경기를 3-1로 뒤집었다.

전반 11분 김지호가 동점골을 넣었고, 전반 24분 김지호의 멀티골로 한국이 역전에 성공했다. 전반 44분에는 남이안의 골로 격차를 더 벌렸다.

패색이 짙던 후반 중국은 교체 투입된 셰진이 1골 1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에 힘입어 3분 만에 경기를 3-3 원점으로 돌리는 저력을 보여줬다.

후반 10분 셰진의 어시스트로 광자오레이가 추격골을 터뜨렸고, 후반 13분 세진이 재동점골을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중국은 후반 21분, 수비 집중력이 무너지며 최민준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결국 3-4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패배로 중국은 대회 3위에 그쳤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1-0 승), 일본(2-1 승)에 이어 중국까지 꺾어 3연승으로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중국은 한국을 상대로 한때 동점까지 성공하며 투지를 보여줬으나 결국 고질적인 수비 불안과 뒷심 부족 앞에 무너졌다.

이번 패배가 더욱 뼈아픈 이유는 이번 중국 U16 대표팀이 지난 10년간 중국 정부가 주도한 '축구굴기' 정책의 결실이자, 큰 기대를 받은 '황금세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선배들과 마찬가지로 한국 축구의 벽 앞에서 좌절하는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불과 하루 전, 데얀 주르예비치 임시 감독이 이끈 중국 국가대표팀 역시 동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한국에 0-3으로 무기력하게 완패했다. 당시에도 중국은 슈팅 수 5-15, 유효슈팅 0-7이라는 압도적인 경기력 차이를 보이며 무너진 바 있다.

결국 연이어 벌어진 두 번의 한중전은 중국 축구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린 꼴이 됐다.

막대한 투자를 통해 유소년 시스템을 개편하고 '황금세대'를 키워냈다고 자부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국제 무대에서 한국과의 격차가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기 때문이다.

기술과 전술 이해도, 승부처에서의 집중력 등 모든 면에서 한국 축구는 여전히 중국 축구가 넘어야 할 거대한 산으로 남아있다. '공한증'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세대를 초월한 중국 축구의 'DNA'에 각인되고 있다.

사진=체단주보, 용인, 박지영 기자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